"장기기증인 유가족 예우사업 펼치겠다"

뇌사장기기증인 유가족의 첫번째 간담회 열려
“아픔을 위로하고, 용기있는 결정을 응원하는 일, 저희가 앞장설게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이 함께 모여, 뇌사 장기기증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 14일,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회의실에서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특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 날 간담회에는 지난 2000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아들 故 강호 군을 떠나보내며 장기기증 결정한 강호 목사를 비롯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김태현 씨, 김매순 씨, 백낙현 씨, 윤복연 씨, 이미자 씨, 장부순 씨 등 7명이 참석했다.

이 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지난 1월 22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창립 23주년을 맞아 생명나눔 친선대사로 임명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이었다. 이들은 앞으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의 예우 사업을 펼쳐가는데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 간담회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통해 아직도 가족이 떠난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11년 아들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며 장기기증을 결정한 장부순 씨는 "아들이 생전에 장기기증 서약을 한 상태가 아니었기에 내 의사로 장기기증을 결정하고 나서 고민이 많았다"며 "과연 내가 잘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때마다 누군가 나서서 잘한 일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줬다면 치유하는 데에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전했다.

같은 해 아들의 뇌사 장기기증을 결정한 김태현 씨 역시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가족들이 자신이 겪은 생명나눔의 경험들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과 격려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장기기증을 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정책적으로 변화할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장기기증을 실천한 가족들에게 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최대 540만원의 금전적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다수의 가족들은 금전적 지원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가 이후에 통장으로 입금된 돈을 보고 분노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 참석한 가족들도 "사전에 아무런 이야기 없이 기증 후에 돈을 지급하니 마치 내 가족의 생명을 팔아넘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무척 화가 났다"며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금전적인 지원이 아니라 정신적인 예우와 사회적으로 장기기증자들을 귀한 일을 하고 간 이들로 기억되는 일이다"라는 의사를 전했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뇌사 장기기증인의 가족들이 직접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만큼 앞으로 치유 프로그램이나 정책 제안 등 다방면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2013년부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을 예우하기 위한 지역별 소모임 진행 및 문화행사 주최 등을 통해 고귀한 사랑을 실천한 기증자들을 기리며 그 가족들을 격려하는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간담회를 통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의 의견이 모아진만큼 본부도 이들이 사회적으로 격려받고 칭찬받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방침이다. 문의: 02-363-3992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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