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십(2부 리그)에서의 생존 경쟁도 버거운 모습이다. 박주영(29·왓포드)이 4경기 연속 결장했다.
박주영은 19일 오전 4시45분(한국시간) 영국 예오빌의 후이시 파크에서 열린 예오빌 타운과의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 31라운드 원정경기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주영은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난 9일 레스터시티전(2-2 무)부터 시작해 4경기 째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일 왓포드로 임대 이적하며 부활을 예고했지만 현재까지 그가 얻은 출전 기회는 단 한 번, 출전 시간은 5분밖에 되지 않는다.
박주영의 정확한 결장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훈련 도중 가벼운 무릎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박주영은 지난 14일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을 만큼 실전 투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쥐세페 산니노 왓포드 감독은 좀처럼 이적생 박주영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이날 예오빌 타운과의 경기에서도 교체 카드 1장이 남아있었지만 끝내 공격수인 박주영을 부르지 않았다.
박주영이 왓포드로 이적한 가장 큰 이유는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어야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에도 재승선 할 수 있다.
눈을 낮춰 2부 리그행을 택했지만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던 아스날 시절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홍 감독은 같은 날 오후 2시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참가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그는 그리스전을 통해 2014브라질월드컵에 함께 갈 베스트 멤버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3월 이후부터는 선수 구성을 마치고 조직력 다지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
박주영은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축구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는 누구보다 풍부한 국제 대회 경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한동안 실전에서 활약하지 못한 박주영을 발탁하는 일은 쉽지 않다. 홍 감독은 그동안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대표팀 승선의 기본 원칙으로 삼아왔다. 원칙을 어기고 박주영을 선택하는 일은 홍 감독에게도 부담이다.
만약 이날 박주영이 경기에 출전해 공격수로서 위협적인 모습을 과시했다면 그의 대표팀 승선에도 어느 정도 힘이 실렸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 명단 발표 전 마지막 소속팀 경기에서 박주영은 또다시 벤치를 지켰다. 명분이 사라졌다. 박주영과 홍 감독 모두 답답한 상황에 처했다.
한편 왓포드(10승12무9패·승점 42)는 최하위팀 예오일 타운을 상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0-0으로 비기며 승점 1점을 추가했고 순위는 11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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