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STX중공업이 STX건설을 연대보증한 것과 관련 강 전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중구 STX남산타워에 있는 ㈜STX, STX조선해양, 팬오션, STX건설, STX에너지, STX중공업 등 계열사 사무실에 들이닥쳐 내부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에서 집중하는 부분은 그룹과 계열사의 자금 조달과 운영을 맡은 재무팀인 것으로 알려졌다.
STX 계열사 한 관계자는 "경남 창원·진해 등 본사쪽에는 압수수색을 나오지 않은 것을 보면 서울에 있는 재무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STX중공업 이사회가 STX건설에 대한 연대보증을 결정하는 과정이 합리적인 경영상의 판단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과정에서 강 전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에도 수사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STX건설은 지난 2010년 1월 미국기지 괌 이전에 따른 현지 근로자 숙소 건설사업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STX건설은 시행사 유넥스글로벌이 군인공제회로부터 만기 1년의 1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받을 때 연대보증을 섰다.
시행사와 STX건설은 지난 2011년 1월과 7월 대출금의 만기를 각각 6개월과 1년씩 2회 연장했으나 만기일인 2012년 7월까지 200억원만 상환했다.
이에 군인공제회는 나머지 800억원의 만기를 1년 연장하는 조건으로 STX건설과 협력관계 있는 STX중공업에 연대보증을 요구했고, STX중공업은 이사회를 열고 STX건설에 대한 연대보증을 결정했다.
이후 STX건설은 2012년 12월 추가로 100억원을 상환했으나 지난해 4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서 나머지 700억원은 STX중공업 몫이 됐다. STX중공업은 지난해 7월 원리금 일부인 150억원을 상환, 현재 약 550억원의 채무를 지게 됐다.
한편 ㈜STX측은 "STX중공업은 이사회 결의를 거친 적법한 의사결정 절차를 준수했고, 당시 STX건설은 양호한 재무 상태로 채무를 충분히 변제할 능력이 있었다"며 "연대보증 당시 STX건설은 구체적 변제 계획도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배임 혐의를 묻는다면 죄형법주의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게 되고,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며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으로 인정될 경우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