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총리는 12일 일제의 군대위안부 문제는 "여성의 존엄을 빼앗은 형언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일본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 강연회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일본 아베 내각을 겨냥해 "무라야마 담화를 부인한다면 각료를 그만둬야 할 것"이라며 우경화 행보에 일침을 가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어제 한국에 입국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보니,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과 일본 양측이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와관련해 "(일본내에서) 여러 이상한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참 부끄럽다"며 "(일본) 국민 대다수는 저희가 나빴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 국민들도 이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그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며 "일본과 한국의 불협화음은 유감스러운 일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과거를 반성한 후에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어 "과거의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미래에 잘못이 없도록 하는 게 역사의 역할이기에 그런 면에서 무라야마 담화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양보해서는 안 된다.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평화헌법 9조에서 전쟁을 포기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국제 분쟁을 무력으로 해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헌법이 있었기에 일본 자위대는 전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이를 지키고 유지하는 게 일본으로서도 좋은 일이고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초청으로 전날 방한한 그는 입국 직후 정의당 의원단과 간담회를 가진 뒤 국회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정의당 천호선 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포함해 여야 의원 다수가 참석해 축사를 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방한 마지막 날인 오는 13일에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오후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도 면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