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는 아프리카 북쪽의 무슬림이 남하하는 것을 막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서부 아프리카 복음 전파의 교두보입니다. 가나국제대학은 가나와 주변국 청년들에게 복음과 사랑, 기술과 지식을 가르쳐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세상에 영향력을 미치고, 하나님 나를 전파하는 일꾼을 양성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패트릭 존스턴의 '세계기도정보(Operation World)'에 따르면 아프리카 가나의 기독교인구는 64%에 이른다. 하지만 가나의 복음주의 기관(Ghana Evangelical Committee)은 거듭난 그리스도인은 전체 가나 인구의 2%도 안 된다고 발표했다. 15년 전 가나 선교사로 파송된 임철순 가나국제대학 총장은 최근 선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나 사람들은 친 기독교 성향이 있지만 아프리카 토속 주술신앙과 이슬람, 기독교가 어우러진 혼합신앙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가나 사람들을 예수 중심의 기독교 세계관으로 바꾸기 위해 젊은이들에게 먼저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대학 사역을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가나 사람들을 위해서도 죽으신 예수님
1996년 처음 가나를 방문했을 때, 임철순 총장은 생활 환경과 교육 여건 등이 너무 열악하여 가나에 가는 것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좀 더 잘사는 나라로 선교지를 바꿔달라고 솔직한 마음을 담아 하나님께 기도하기도 했다. 간경화를 앓는 아내도 걱정이 됐고, 두 아이들도 좀 더 좋은 여건에서 기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기도 가운데 가나로 부르시는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다. "저를 구원해주기 위해 아름다운 천국을 버리시고 이 비천한 땅에 오셨다는 예수님의 음성을 듣는 순간, 제 자신과 가족의 안일함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뿐 아니라 불쌍한 가나 사람들을 위해서도 주님께서 죽으셨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님께서 가나 선교사로 부르신다면 기꺼이 가겠다고 고백하고 순종했습니다."
1999년 1월 가나에 들어간 후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하고, 성경공부 사역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사역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한편으로 혼합된 종교관, 왜곡된 복음을 가진 가나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변화시킬 방안을 고민하면서 대학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됐다. "가나 사람들은 특이하게도 토속 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 기독교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학교든 어디서든 예배와 기도를 드려도 반대하지 않아요. 그러나 토속신앙이라는 안경을 끼고 기독교를 바라보는 것은 오히려 설 익은 과일처럼 복음을 전하는 일에 많은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과 국가, 하나님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 양성
그는 복음으로 거듭난 학생들이 졸업 후 지식인으로서 직장과 회사, 사회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또 다른 사람을 제자로 삼아 말씀을 가르치게 한다면 복음 전파에 더없이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또 대부분 프랑스어를 쓰는 서부 아프리카 국가의 젊은이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비교적 치안이 안정된 가나로 몰려들고 있어, 이들이 변화되면 귀국 후 자신의 나라를 위해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나국제대학을 설립했다.
가나국제대학은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디모데후서 2:15)는 말씀에 의거해 학생들에게 '사람과 국가, 하나님을 위해 봉사하는데 부끄럽지 않도록 준비하라'(Prepare yourself not to be ashamed to serve...People, Nation & God)는 사명감을 불어 넣어주려고 한다. 임철순 총장은 "학생들이 말씀과 기술, 지식을 가지고 급변하는 세계의 일꾼으로, 또 예수님의 제자로서 그 역할을 다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것은 시대가 흘러도 변치 않는 우리 학교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고달픈 건축 과정, 건축가 도움 절실
임철순 선교사는 2007년 볼타도(道) 하베 지역 추장으로부터 107만 평의 부지를 기증받았으나, 가나국제대학이 교육부로부터 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시설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후 학과별 교수, 학생 모집을 허락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완공 후 현재 운영 중인 GIU국제기독교고등학교와 대학 건물로 사용할 4층 건물은 건축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 건축비를 줄이기 위해 임 총장이 직접 십장(현장 감독)으로 나섰다. 그러나 건축 과정은 고달팠다. 한 번은 콘크리트를 타설하면서 지지대가 약해 무너져버렸다. 그때만큼 마음이 무거운 때가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예산을 절약하고자 시작했는데 손실을 입으니, 헌금을 보내 주신 분들에게도 죄송하고 하나님의 물질을 허비한 것 아니냐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는 "또 머리를 마주 대고 함께 의논하며 일할 행정, 기획 요원 없이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것은 정말 외롭고 힘든 싸움이다"며 "학교를 위해 함께 동역할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건물 공사비로 약 3억 원이 들어갔고, 추가로 2억 5천만 원의 건축 헌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벽돌 한 장이 1천 원인데, 벽돌 한 장을 지원해 줄 분들을 찾고 있다"며 "또 3백 개 후원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가나국제대학에 교수, 행정가, 기획가, 미디어 전문가, IT 전문가, 한글학 교수, 사서 등 전문 기술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수많은 전문인 중 3백여 명의 선교 헌신자들이 가나에 와서 하나님 나라를 함께 세울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가족 때문에, 직장 때문에 쉽게 한국을 떠날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헌신하여 오는 분들에게 하나님이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그는 또 전국 각지에 3백 개 이상의 기도팀이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에는 새 컴퓨터 약 50대, 학생용 책걸상 1백 개, 도서관을 채울 많은 영문 서적도 필요하다. 4층 건물 바깥쪽에 설치할 건축용 발판(아시바)과 건물 바닥과 천장 등을 지지하는 '높이 조절용 철 파이프 지지대'도 필요하다.
몸 연약해도 최선을 다해 사역 감당
미국 리버티신학대학원을 마치고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에서 가정사역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모 가화숙 선교사('모태크리스천 스쿨' 저자)는 간경화와 당뇨로 씨름하면서도 임 선교사와 함께 설립한 GIU국제기독교고등학교에서 가나 학생들을 가르치며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가화숙 선교사는 말라리아에 걸려 치료약을 복용하다 간경화가 악화돼 사경에 이른 적도 있었다. 그 때는 자녀들까지 모두 울며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가나를 위해 가 선교사가 더 감당해야 할 사명이 있는지 하나님께서는 그녀를 회복시키시고 살려주셨다. 임철순 총장도 가나에서 통풍으로 여러 차례 심하게 앓았다. 후유증으로 발목 연골이 상해 오른쪽 발목 연골은 다 닳아 없어져버렸다. 오른발을 땅에 디딜 때마다 통증 때문에 살살 딛으면서 오른쪽 종아리가 많이 가늘어졌다. 그는 "우리 부부는 몸이 연약한 것은 사도 바울처럼 스스로 높이 여기지 말라는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가나에 영적 부흥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교육체계가 바로 서고 교육을 통해 기술, 철강 등 공업이 발전하여 신앙과 경제 모두 부강한 나라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나 젊은이들을 하나님의 말씀과 양질의 교육으로 훈련시켜 가나와 세계의 크리스천 리더로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님께서 같은 뜻을 가지고 가나로 오는 모든 선교사님들을 통해 이 일을 분명히 이루실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임철순 총장은 또 "구한말 서양 선교사들이 희생을 감수하면서 학교를 세워주어 우리 나라가 서양 교육을 접했다"며 "이 덕분에 한국은 자원이 부족하지만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여 세계 열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교육선교의 빚을 이제 가나와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학을 세워 갚을 수 있게 된 것"이라며 "대학 사역이야 말로 주님이 이 세상에 다시 오실 때가 가까운 이 때 한국의 모든 전문인들이 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총체적인 선교의 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11월 아내가 암 증세 때문에 한국에서 검사를 받을 때 출국을 앞두고 제게 말했습니다. '암이 발견되더라도 치료하는 시간을 허비하느니 차라리 가나로 돌아와 하나님이 부르신 목적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 죽겠다'고 말입니다. 검사 결과 암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다만 오늘날 선교지에서는 이처럼 열정과 뜻으로 뭉친 하나님의 부름에 순종하는 많은 사람들을 필요로 합니다.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에 마음을 두고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슬기로운 다섯 처녀와 같은 저와 한국교회 성도들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