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에서도 동성결혼법이 통과됐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4일(현지시각)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찬성 105, 반대 18로 통과시켰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법안 통과는 동성애자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이제 스코틀랜드에서도 이들이 결혼식을 열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이미 지난 해 동성결혼법이 의회를 통과하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명까지 받아 발효됐지만 이 법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만 효력이 있고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는 효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날 법안의 통과로 스코틀랜드는 전 세계에서 17번째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나라가 됐다.
스코틀랜드에 동성결혼법을 발의한 알렉스 닐(Alex Neil) 보건복지부 장관은 "스코틀랜드 평등권의 역사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날"이라며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며 동성애자 커플 역시 서로를 향한 사랑과 헌신을 결혼을 통해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현지 기독교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됐다. 스코틀랜드 성공회와 가톨릭, 장로교 및 복음주의 교회 지도자들은 법안이 "가정의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스코틀랜드복음연맹(Evangelical Alliance)은 "이번 결정은 필연적으로 향후 스코틀랜드 사회를 영원히 변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결혼과 가정은 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것으로 이를 축복하고 장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 법안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 건전한 사회적 기능을 위해 만드신 가정 제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안은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기관들에 동성결혼식을 위한 장소를 의무적으로 허가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이미 교회들이 동성결혼식 거부로 인해 소송에 휘말리는 선례가 발생했듯, 스코틀랜드 교회들도 이 같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독교계와 함께 연합해 동성결혼 합법화를 반대하고 있는 스코틀랜드포메리지(Scotland For Marriage)는 "최근 설문조사 당시 스코틀랜드인의 64%가 동성결혼에 반대하며 36%만이 찬성했다"며 "법안이 국민 대다수의 견해를 무시하고 통과됐다"을 비판했다.
이 단체는 동성결혼법 통과를 막기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해 왔으며 이제까지 5만4천여 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