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기독교(개신교)에 대한 신뢰도 하락의 주 계층은 일반인이 아닌 '기독교인'으로 '50대', '서울 지역'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사장 홍정길 목사)은 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열매나눔빌딩(구 청어람)에서 진행한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이번 여론조사를 수행한 글로벌리서치 지용근 대표는 2012년까지의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여론조사와 최근까지의 기윤실 여론조사를 토대로 한국교회의 신뢰도 상승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2008년 기윤실이 처음으로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를 실시했을 때 한국교회 신뢰도는 18.5%(신뢰한다는 응답 비율)였다"며 "특히 20대 젊은 층의 경우 13.4%밖에 되지 않아 다음 세대에 한국교회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선행지표가 되는 수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각 교단, 교회별로 자성의 소리가 높았고, 설교 강단에서도 그 결과를 많이들 인용했지만 이번이 4차 조사인데 국민 평가에서는 그다지 나아지지는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현재 국가에서는 5년마다 인구센서스 조사를 실시하는데 종교조사는 추이가 크게 바뀌지 않는다 하여 10년에 한번씩 조사를 한다"고 덧붙이며 "2015년에 센서스 조사가 이루어지는데 종교 아이템을 넣어서 조사를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교회도 정말 궁금할 것이다. 이렇게 신뢰도가 하락되는데 실제로 기독교 인구가 얼마나 변동됐는지 가장 정확한 자료가 나오기 때문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지용근 대표는 그러면서 "센서스 조사 말고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는 게 여론조사"라며 "지난 2012년에 조사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자료를 보면 2004년 조사 결과 대비 한국 기독교인이 교회에 대한 로열티, 신앙에 대한 로열티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결과들이 강단에서 교인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지 대표는 한목협의 2012년 조사 항목 중 '종교인구의 연도별 추이'에 대해 설명하며 "불교 인구는 지난 2004년 이후 급감하고 있는 반면, 특이한 점은 가톨릭 인구 상승곡선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며 "그러나 이제는 국민들의 종교에 대한 관심도가 더 이상 상승하지 않고 대사회적인 영향력이 커지지 않는 매우 조용한 상태인 시대가 온 것 같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면 사회가 안정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 대표는 '세대 갈등의 심화'에 대해 지적하며 "2013 기윤실 여론조사에서 20대의 한국교회 신뢰도는 12.9%이고 60대는 26.3%다.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를 한국사회 세대 갈등 현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대선과 2012년 대선 득표율 분석 자료를 대비하며 "2002년부터 2012년에 걸쳐 세 번의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20~30대 젊은 층과 50대 이상의 고령층의 투표행위와 관련해 진보와 보수당 후보 간 득표율이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표는 "40대를 중심으로 20~30대와 50대의 차이가 된다"며 "2002년과 2012년을 대비해보면 2012년에 (두 세대간)차이가 더 벌어진다"고 분석하면서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한국사회에 가장 큰 변화중 하나가 세대 간 갈등이다. 이러한 세대 갈등 양상은 사회 곳곳, 가정 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바, 한국교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용근 대표는 "연령별로 2008년과 2010년, 2012년 데이터로 만든 그래프의 맨 아래층은 20대로, 20대층이 신뢰도가 제일 낮다"며 "30대 그래프, 40대 그래프는 약간 올라 갔는데 50대 그래프는 내려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50대층은 현재 한국교회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사역 주체들이고 경제적 뒷받침을 하는 계층이다"며 "그런데 50대층에서 2008년부터 꾸준히 하락세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에서도 50대는 '신뢰도'를 낮추는데 기여했다"며 "지금 50대 초반이나 중반은 은퇴하고 직장을 나와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되나 미래가 불안정하고 삶에 대해 불만이 많다"고 했다.
그는 "이들은 교회 목회자들도 비슷한 나이대인데 하는 것을 보니 마음에 안 들고 할 것이다"며 "50대를 잘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50대층에서 강한 기독교 의식을 지녀야 그 자녀 세대인 20대층이 더불어 기독교에 대해 긍정인식을 지킬 수 있을 텐데, 20대층의 최저수준의 신뢰도와 더불어 50대층의 신뢰도 하락은 곱씹어야 할 대목으로 이는 한국교회에 엄습한 무거운 사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세대가 지나면 한국교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고 했다.
2013년 기윤실 여론조사에서 지역별 신뢰도 추이 항목에 대해 언급하며 그는 "2008년 대비 2013년의 5년간에 걸쳐 특이한 변화는 서울지역에서 한국교회 신뢰도가 크게 하락된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기타 지역에서는 약간씩 상승한 결과를 보여 대조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고 했다.
그는 "2010년, 2013년 지역별 신뢰도 데이터에서 서울이 가장 떨어졌다"며 "서울 지역은 한국교회 여론을 선도하고 한국사회를 끌고 가는 리더 그룹이니 서울에서 떨어지는 것 좋은 현상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지 대표는 이어 기윤실 조사에서 "가톨릭과 불교, 무종교인의 기독교 신뢰도는 상승했다며 '한국교회 신뢰도를 깎아 내린 장본인은 바로 기독교인 자신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기독교인 2명 중 채 1명도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이고 말았다"며 "이 결과만을 봐서는 한국교회 내부개혁이 더 급한 것처럼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지 대표는 "2012년 한목협이 법조인, 교수, 언론인, 공공기관 간부, 기업체 임원 등 크리스천 여론 선도층 20명 정도를 심층 인터뷰를 해서 '한국교회'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인지 조사했다"며 "그 결과 '폭풍우 앞에선 사공 많은 배,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기, 세상이 걱정하는 교회, 기후변화 앞에선 공룡 등의 응답이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기윤실 조사결과 한국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으로 타종교에 대한 태도 24.0%, 불투명한 재정사용 22.8%, 교회 지도자들 21.0% 순"으로 나타났지만 "불투명한 재정사용도 결국 교회 지도자들의 영역이므로 광의적으로 해석한다면 교회 지도자들이라는 응답이 43.8%에 달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고 했다.
그는 "역시 문제는 교회 지도자들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며 "2012년 한목협 조사 결과 기독인들의 담임목사님 만족도는 약간씩 하락하고 있고, 무종교인들을 대상으로 '종교 지도자의 자질이 우수하다'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을 보면 기독교 목사 23.8%, 가톨릭 신부 43.9%, 불교 스님 34.5%로 기독교 목사는 가톨릭 신부에 비해 거의 절반 가까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과 같이 비기독교인들은 교회 지도자들에 대해 성직자로서 매우 높은 신앙적, 도덕적 기대수준을 요구하고 있다"며 "70년대 이후 한국교회가 급성장하게 된 시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던 것들이 국민들의 생활수준, 학력수준이 올라가면서 그리고 교회가 대형화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문제점들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새롭게 나타나는 과제들인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기윤실 조사에서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종교'에 대한 항목에 '기독교'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지용근 대표는 "2012년 한목협 조사결과 우리 국민들의 단지 14%가 집 주변 교회가 지역봉사한다고 인식하고 있을 정도로 교회의 대 사회 봉사인식은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며 "이를 위한 대 언론 홍보 기능도 한국교회 연합차원에서 세밀하게 전략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교회 활동을 아는 경로로 비개신교인들은 '언론매체'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며 "언론에 대한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 대표는 "신뢰도라는 큰 흐름을 올리지 않으면 개교회에서 아무리 전도를 하더라도 안 된다"며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