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목소리, "이스라엘도 기독교 적대 국가" 지목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성지(聖地)'에서의 신앙 전파 탄압 이례적으로 조명
순교자의목소리 2월 뉴스레터 표지. ⓒVOM.

국제 기독교 인권 감시단체 순교자의목소리(VOM)가 최근 이례적으로 이스라엘 내의 기독교 박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순교자의목소리는 매달 발간하는 뉴스레터의 이달 호 커버 스토리로 '선교하지 않아야 박해 없는 성지(Holy Land)(There's no persecution in the Holy Land ... unless you share your faith)'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현지의 박해 상황을 전했다.

순교자의목소리는 1967년 유대인 기독교인 부부에 의해 창립되었으며, 단체가 제공하는 '종교자유 제한 국가 지도' 상에 이스라엘을 '적대적 국가'로 분류해 놓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의 기독교인들에게 성지이자 '영적인 고향'과 같이 여겨지는 곳으로, '박해 국가'라는 이미지는 낯설거나 또는 인정하기 힘든 것이다. 이에 순교자의목소리도 단체 페이스북을 통해서 "이스라엘을 적대적 국가로 부각시키는 것에 반감을 느낄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전 세계의 많은 나라들의 기독교 서점들은 이스라엘의 풍부한 역사와 이 나라와 관련된 성경적 예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책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여러분은 이 나라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이 겪고 있는 적대적 상황에 대해 읽거나 들어본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많은 기독교인들이 오늘날 이스라엘에서 박해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의 신앙을 나누거나 국경 지대에서 선교하는 이들은 이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선교하지 않아야 박해 없는 성지'라는 기사 제목 또한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에서 목회하고 있는 아랍계 이스라엘인인 스티븐 쿠리 목사가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쿠리 목사는 언론 인터뷰들을 통해서 자신과 가족들, 교인들이 받은 박해에 대해서 증언해 왔다. 그의 삼촌은 신앙으로 인해 순교했다.

순교자의목소리는 이스라엘에서의 기독교 박해는 대부분 극단주의 무슬림들에 의한 것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반기독교 운동을 펼치고 있는 유대주의자들에 의해서도 많은 박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유대주의자들은 교회나 성지 순례 명소 등을 훼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폭탄 테러와 납치, 살해까지 자행하고 있다.

기사는 실제 박해 사례들 가운데 하나로 2008년 선물 포장되어 집으로 배달된 폭탄으로 인해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소년 아미 오르티즈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폭탄은 한 유대주의 테러단체가 보내온 것으로 이 단체는 아미의 아버지를 살해하려고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메시아닉 쥬(Messianic Jew)' 커뮤니티를 이끌고 있는 목회자다.

순교자의목소리는 "이스라엘은 기독교 신앙의 중심지이자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나라"라면서 이스라엘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또한 "오늘날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의 제자들로서 우리 모두는 그의 증거자들이 되도록 부름 받았다"며 "이스라엘 안에서의 선교활동이 박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줄 것" 또한 당부했다.

이스라엘에는 현재 12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으며 이 가운데 1만7천여 명 정도가 메시아닉 쥬다. 또한 요단강 서안 및 가자 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아랍계 복음주의 교인의 수도 8천여 명 정도에 이른다.

미국 국무부 보고서는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자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활동에 반대하며 일부는 기독교로 개종한 유대인에게 적대적이다. 메시아닉 쥬와 여호와의증인 교인들은 유대교 단체들의 박해 아래 놓여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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