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개신교)가 시민들이 보기에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도는 높지만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사장 홍정길 목사)이 글로벌리서치(대표 지용근)에 의뢰해 작년 12월 10~11일까지 2일간 만 19세 이상의 남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5점 만점에서 2.62점으로 나타났다. 기윤실은 "한국 교회의 낮은 신뢰도는 매우 심각하다"며 "한국 교회신뢰도는 5점 척도를 기준으로 '신뢰도 하지 않고 불신도 하지 않는 수준'인 3점보다 낮고 총 네 번의 조사 모두 2.5~2.9점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기윤실은 "'60대 이상', '광주/전라' 지역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30대', '서울'·'대구/경북', '대재 이상', '가톨릭 신자'에서는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0년 조사 결과와 계층별로 비교해 보면, 서울 지역에서는 신뢰도가 하락한 반면 충청 이남 지역에서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응답자 중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9.4%로 2010년 조사한 결과와 대비해 1.8% 미미하게 상승했다. 기윤실은 "지난 6년 동안 4회(18.4%, 19.1%, 17.6%, 19.4%)의 반복 측정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낮은 신뢰도의 원인이 특정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임을 시사해준다"고 진단했다.
기윤실은 또 "가톨릭교, 불교에서 (기독교의 신뢰도)상승한 반면, 정작 기독교인들은 59.0%에서 47.4%로 11.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독교인 중에서는 47.5%로 절반에 못 미치는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교회를 신뢰하는 이유로는 '정직/양심이 바르기 때문에(18.6%)'와 '봉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17.5%)'가 비슷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언행일치가 되지 않아서(24.8%)', 교회 내부적 비리/부정부패가 많아서(21.4%)', '타종교에 대해 비판적/배타적이어서(10.2%)', '선교활동이 지나쳐서/강압적으로 전도해서(10.0%)'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비기독교 응답자의 경우 '교회를 신뢰하는 이유'로는 봉사를 많이 하고(25건), 정직하고 양심이 바르다(11건)는 의견이 나왔다.
기윤실은 "기독교가 왜 정직하지 않고, 사적 이익을 취하면서, 배타적으로 비쳐지고 있는지 성찰이 필요한 지점이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교회 구성요소별 신뢰도'는'한국교회의 활동은 사회에 도움이 된다(30.3%)','기독교 목사님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21.1%)',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14.1%)' 순으로 나타났다.
기윤실은 "2010년 조사와 대비해 '한국교회의 활동은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속성에 대한 긍정 평가는 증가했으나'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와 '기독교 목사님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는 속성에 대한 긍정 평가는 약간씩 감소했다"며 전반적으로 '여성', '60대 이상' 층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속성별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국교회 신뢰회복을 위한 개선점'으로는 타종교에 대한 태도(24.0%), 불투명한 재정사용(22.8%), 교회 지도자들(21.0%), 교회성장제일주의(14.5%), 교인들의 삶(13.1%) 등으로 나타났다.
교회 지도자들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언행불일치(14.2%), '신앙을 핑계로 부를 축적하는 것(13.9%),'모범이 되지 않는 삶(13.3%)','도덕적/윤리적 문제(12.7%)'가 지적됐다. 설교나 목회 운영과 관련된 점보다 리더십, 도덕성 등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기윤실은 분석했다.
기독교인 중에서는 '교회 지도자들(25.7%)'이 최우선 개선 과제로 응답됐으며 불교 신자 중에서는 '타종교에 대한 태도(35.5%)', 가톨릭 신자 중에서는 '불투명한 재정 사용(28.7%)'이 가장 높게 응답됐다.
또한 '한국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으로는 윤리와 도덕실천운동(45.4%), 봉사 및 구제활동(36.4%), 환경, 인권 등 사회운동(7.2%) 등을 꼽았다.
기윤실은 "한국교회의 신뢰회복을 위한 최우선적 과제가 기존의 조사에서 '봉사와 구제활동'이 1순위였으나 이번에 순서가 역전됐다"며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에 대한 필요가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응답은 기독교인과 타종교인이나 종교가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차이가 존재한다"며 기독교인들은 봉사 및 구제활동(47.1%), 윤리와 도덕실천운동(40.9%)의 순으로 응답했지만, 타종교인이나 종교가 없는 이들은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톨릭 신자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58.0%, 불교신자의 경우 전체응답의 44.5%, 종교가 없는 경우에는 전체응답의 44.8%가 한국교회의 윤리와 도덕실천운동이 신뢰도 제고를 위한 중점 추진 과제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교기관의 신뢰도 순위'는 어떨까. 가톨릭교(29.2%), 불교(28.0%), 기독교(21.3%) 순으로 기독교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비기독교인을 토대로 한 같은 조사에서는 가톨릭교(47.0%), 불교(38.0%)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기독교 경우는 1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윤실은 "가톡릭교에 대한 신뢰도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3년 조사에서는 감소했다"고 했다. 또한 종교인별 자기 종교 선택률은 가톨릭교(88.7%),기독교(75.0%) 불교(69.5%)의 순으로 가톨릭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기윤실은 "비기독교인의 한국 교회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한국 교회 성장에 중요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종교' 항목에서는 기독교(41.3%), 가톨릭교(32.1%), 불교(6.8%) 순이었으며 '가장 도움이 되는 봉사활동 수행 종교' 항목에서도 기독교는 35.7%로 가톨릭교(29.3%), 불교(13.2%)에 비해 우세했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는 '기독교(55.5%)'가, 50대에서는 '가톨릭교(43.5%)'가 상대적으로 높게 응답됐다. 종교별로 기독교, 가톨릭교 신자들은 각각 자신의 종교가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윤실은 "2010년 대비 기독교 응답률은 비슷한 반면, 가톡릭교와 불교는 하락했다"며 "사회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종교가 기독교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비기독교인들도 오차범위이기는 하지만 기독교라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우리사회에 가장 도움이 되는 봉사활동을 하는 종교' 항목에서도 기독교가 35.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가톨릭교(29.3%)', '불교(13.2%)' 순으로 나타났다. 이 항목에서는 2010년과 대비해 기독교, 불교는 비슷한 반면, 가톨릭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독교는 '만 19~29세(43.5%)', '대전/충청(43.1%)','대구/경북'(42.4%)'에서 가톨릭교는 '50대(37.8%)'와 '가톨릭교(71.3%)'에서 높게 응답됐다.
한국교회의 사회통합·사회발전 기여도'에 대한 질문에는 '기여한다'는 답이 58.6%로, '기여하지 않는다'(38.2%)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기여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가운데는 '불교인(44.6%)','40대(44.2%)' '20대(43.2%)'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60대 이상(68.1%)', '기독교인(76.2%)' 중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종교인 과세에 대한 의견'은 찬성이 85.9%로 반대(12.2%) 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기독교 신자 중에서 종교인 과세에 대한 반대 의견(25.2%)이 타종교인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응답됐다. 연령별로는 만 19~29세에서는 반대 의견(22.6%)이 높게 나타났으나, 50대 이상에서는 찬성의견(93.5%)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종교인의 정치적 참여활동'에 대해서는 반대(74.6%)가 찬성(23.1%)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50대(79.8%)','서울(81.1%)'에서 종교인의 정치적 참여활동에 반대하는 의견이 높게 응답됐으며 '대전/충청(30.5%)','호남(28.0%)', '20대(27.3%)'에서는 찬성 의견이 높게 응답됐다.
'한국교회 활동에 대한 정보 인지 경로'로는 '언론매체'가 41.2%로 올해에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2010년 조사보다 5.9% 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뉴스 포털, 토론방 등을 이용한 '인터넷'과 '사회적 미디어'를 통한 인지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매체'는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가족, 친구나 이웃' 및 '사회적 미디어'는 2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기독교인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인지한다는 응답이 타 종교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기관에 대한 신뢰도 순위'는 시민단체(27.8%), 언론기관(10.6%), 종교기관(9.2%), 대학(8.7%), 정부(6.9%), 사법부(6.1%), 기업(4.0%), 국회(1.5%)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종교인 층에서도 종교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20%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다고 기윤실은 분석했다.
불교신자나 기타 종교/종교없음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가장 신뢰하는 기관 순위'는 시민단체, 언론, 대학, 등의 순으로 나타나 종교기관의 신뢰도 하락을 보여줬다.
2008년, 2009년, 2010년에 이어 올해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를 진행한 기윤실은 한국교회의 신뢰성에 대한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이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한국 교회가 사회에 빛과 소금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 점검해 교회 신뢰 회복과 부흥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글로벌리서치(대표 지용근)에 의뢰해 유무선 전화면접조사 방법으로 진행됐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P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이번 여론조사의 결과 발표 세미나가 5일 오전 10시 열매나눔빌딩 나눔홀(구 청어람)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