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운동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의료비 지출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운동자와 비운동자간 의료이용차이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09년 한국의료패널 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 1만 3천900명의 운동 유형과 병원 내원일 수, 본인 부담 의료비 등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자 이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조사 대상자를 운동 정도에 따라 '운동 안 함', '격렬한 신체활동', '중간 정도 신체활동', '걷기' 등 세 가지 그룹으로 나눠 같은 기간 본인 부담 의료비를 따져봤다. 그 결과,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의 의료비(연 84만 9천965원)는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48 6천520원)의 1.75배에 달했다. 걷기 그룹(51만 8천374원)과 비교해도 1.64배나 많았다.
성·나이·건강상태·건강유해요인(담배·술) 등의 다른 변수를 모두 통제하고 의료비를 추정한 결과에서도 배수는 1.11~1.21배로 줄었지만, 여전히 몸을 움직이지 않는 그룹이 운동하는 그룹보다 더 많은 의료비를 지출했다.
입원·외래를 모두 포함한 의료이용 경험률 역시 격렬한 신체활동 그룹(61%)이 비운동 그룹(68.8%)보다 평균 7.8%포인트(P)나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중간 정도 신체활동을 즐기는 그룹(60.8%)과 걷기를 꾸준히 실천하는 그룹(62.7%)도 전혀 운동하지 않는 그룹을 각각 8.0%p, 6.1%p 밑돌았다.
외래 방문 횟수와 입원일수를 더한 '내원일수'도 운동을 하는 쪽이 11.3~22.2%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오영호 연구위원은 "노인 인구와 만성질환 증가로 국민 의료비가 많이 늘어나 가계와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지만 운동을 활용한 예방 측면에 관한 연구와 정책적 노력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근본 대책으로 생활체육을 포함한 건강증진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