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가 시작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소속 동대문교회의 존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시가 동대문교회의 역사성에 대해 인식을 달리하며 흥인문 언덕에 동대문교회를 존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실무팀을 구성해 협의해 가기로 서울시와 기감이 의견 일치를 보았기 때문이다.
기감 전문지 당당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특별시교회와시청협의회(교시협)가 주최한 '서울시민을 위한 기도회' 직후 신월중앙교회 노화산 목사의 주선으로 전용재 유지재단이사장과 김영헌 서울연회 감독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설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두 감독은 박 시장에게 동대문교회의 존치 이유를 설명했고, 박 시장은 '동대문교회에 가보니 건물 등을 볼 때 역사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건물이 역사가 아니라 동대문교회 자체가 역사"라며 "헐버트, 김상옥, 손정도 목사 등 한국독립운동의 주축을 이루던 인물들을 배출한 교회가 아니냐. 현 자리에 교회가 있어야지 수원으로 내려가 동대문교회 간판을 건다고 해서 역사성을 공감받겠느냐"고 현위치 존치를 주장했다.
이 같은 설득에 박 시장이 주무부장을 불러 대화를 이어갔고 동대문교회의 존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전용재 이사장과 김영헌 감독은 '지금의 모습 그대로가 아닌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원 지하(대로에서 보면 1층)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협조해 기독교박물관을 만들어 기념관과 예배당을 마련하고 지상에는 여명의 종을 위한 종각을 설치하고 1910년 당시의 동대문교회의 원형을 복원하자'는 구상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이 구상을 가지고 문화디자인 부장을 통해 문화재청과 협의를 시작해 보겠다는 의견을 전했고, 더 구체적인 진행을 위해 양자가 실무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기감 측은 이용윤 부장과 이강전 장로(동대문교회보존위), 한휘언 장로 등으로 실무팀을 구성하기로 하고 양측 실무팀은 오는 4일 오후 2시에 서울연회 감독실에서 실무접촉을 갖기로 했다.
김영헌 감독은 이같은 성과에 대해 "그동안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나왔지만 이제 동대문교회 존치의 물꼬가 텃다"며 "상당한 진전이다"고 밝히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김 감독은 "서울시장이 제안한 동대문교회 존치에 소요되는 예산을 감리회가 감당해야 한다는 조건을 어떻게 실현 시킬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