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래된 성당 돕기 '미사 몹(Mass mob)'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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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 이지희 기자
jhlee@cdaily.co.kr
SNS로 모집, 떼로 몰려가 자리채우고 헌금

【버팔로( 미 뉴욕주)=AP/뉴시스】뉴욕주 버팔로 인근의 가톨릭 신자들로 구성된 '미사 몹'(미사 참가 플래시 몹)이 최근 신자가 줄어 곤궁한 오래된 성당을 찾아 자리를 채워주고 헌금을 해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이들은 원래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서 군중을 모집해 갑자기 파티를 열거나 장난을 치는 플래시 몹의 방식을 채용해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모집한 사람들의 투표에 따라 성당을 고른 뒤, 어떤 정해진 일요일에 일제히 방문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여기 참가한 사람들은 온라인 투표로 결정된 성당에 가서 원래 성당 건축 당시만큼의 신도 수를 만들어 의자를 채워주고 성당의 건축물, 내부 유물이나 성상 등을 감상한 뒤에 헌금 바구니가 장내를 돌 때 상당한 금액을 넣어 도움을 주기도 한다.

지난해 가을부터 이 같은 미사 몹을 주관해온 크리스토퍼 버드는 "이 같은 행사는 신앙증진 행사로도 볼 수 있다. 막상 오래된 성당에 발을 들여 놓으면 뭔가 저 높은 곳의 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두 번째 미사 몹을 조직했는데 매번 수백 명의 호응을 얻었고 다른 도시들도 이 같은 행사를 따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의 목적은 사람들의 레이다 스크린에서 사라져간 오래된 교회들을 돕는 것이다.

그런 행사가 열린 성당중 하나는 버팔로 강을 따라 정착한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의 마을에 세워졌던 고딕형 건축의 '영원한 구원의 성모님(Our Lady of Perpetual Help )' 성당이다. 1900년 처음 헌당 될 당시에는 800가구의 신도로 넘쳤지만 오늘날에는 불과 50여 명만이 일요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버팔로 지역에서 한 때 폴란드,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밀려올 때 세워졌던 다른 성당들도 버팔로시 인구가 줄어들고 교외 주택지가 널리 확산되어버리면서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다. 1950년 최고 58만 명에 이르렀던 시내 인구는 지금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번 주에 미사 몹의 선택을 받아 일요 미사에 300명 이상이 참석한 '구원의 성모님' 성당의 도날드 루츠 신부는 "우리는 그래도 제 자리를 지킨다"고 말했다.

온라인 미사 몹 조직 웹사이트는 사람들로부터 미사 몹 대상 성당의 추천을 받아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세 곳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주에 실시되는 이 투표를 통해 결정된 성당은 3월 23일에 다음 미사 몹의 방문을 받게 된다.

2주일 전에 이같은 투표로 당선된 것을 이번에 알았다는 루츠 신부는 "이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우리가 그냥 한 개의 교구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며 서로 도울수 있는 교구가 되었다는 것을 알려준 행사였기 때문이다"라며 "역시 무엇보다도 좋은 점은 밀린 청구서를 갚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뇽과는 관계없는 코소보 테레사 수녀 성당 크리스마스 이브 미사를 드리는 모습   ©뉴시스

#성당돕기 #미사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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