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 학자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Frozen)'이 지난해 미국 개봉작 중 가장 기독교적인 영화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6일 개봉해 330만명의 관객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겨울왕국'은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힘을 가진 '엘사'와 그녀의 동생 '안나'의 이야기다. 엘사는 통제가 불가능한 자신의 힘이 두려워 스스로 왕국을 떠나고, 안나는 얼어버린 왕국의 저주를 풀기 위해 언니를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엘사를 찾아나선 안나는 언니를 대신해 죽음을 선택했다.
미국 휴스턴침례대학의 역사학 전공 콜린 가르바리노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겨울왕국'에 대해 "2013년 가장 기독교적인 영화"라고 정의하면서 주인공이 사탄(악마)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얼음과 눈을 다스리는 마법의 능력을 가진 엘사와 동생 안나는 성경 속 예수와 사탄, 선과 악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에서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죄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깨뜨린다는 메시지가 있다"며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들의 죄를 대신해 벌을 받고 죽음을 당하지만 다시 부활하여 많은 사람들이 화해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엘사는 기본적으로 관계를 깨뜨리는 역할이다. 그리고 그녀는 죄를 지은 뒤 사람들로부터 멀어진다"면서 "안나는 예수 그리스도처럼 언니를 찾아가 사랑의 힘을 입증하고 화해를 조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마법의 힘을 가진 엘사가 주위를 모두 얼어붙게 만들고, 스스로를 가두려 지은 '얼음의 성'은 '단테의 신곡'의 지옥편에 등장하는 얼음지옥과 매우 유사하다는 주장도 했다.
가바리노 박사는 "단테의 신곡 속 지옥편에 등장하는 모든 것을 얼리는 사탄의 날개와 엘사의 마법이 역시 평행선상에 있다"며 "안나는 이를 해결하는 예수 그리스도와 같다"고 덧붙였다.
가르바리노 교수는 "엘사의 행동은 사탄의 어리석음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라며 "엘사는 주제곡 '렛잇고'(Let It Go)를 부르며 자유를 갈망하지만 스스로를 얼음왕국에 가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또 엘사가 처한 상황은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받은 사탄의 고통과 일맥상통한다며 사탄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재능을 사용한 것처럼 엘사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특별한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