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교회에 15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기(78)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에게 징역 5년과 벌금 72억원, 함께 기소된 아들 조희준(49) 전 국민일보 회장은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용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은 조 전 회장이 국민일보 평생 독자기금을 주식투자로 날리자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교회 돈으로 주식을 고가매수한 것"이라며 "조세포탈과정에서 국내 최대 삼일회계법인이 적극 가담하기까지 한 점을 고려할 때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조 목사는 아들인 조 전 회장과 합의해 적정가보다 고가로 주식을 매도한 뒤 교회에 손해를 끼쳤다"며 "이 거래에 대한 증여세를 포탈하기 위해 각종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여러명의 관련자 진술을 통해 드러난 점 등을 종합하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조 목사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조 목사의 결재서류 한 장에 불과한데 이는 중립적인 증거로서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 증거가 아니다"며 "실제 교회 재산도 보전된 점 등을 고려하면 교회 측에 손해를 끼치려 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종교인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 시절에도 세금을 납부한 조 목사가 조세 포탈을 지시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교회 일 처리는 총무국장과 실무 장로들이 도맡아 처리했기 때문에 조 목사는 배임이라는 인식이 없었고 실제 교회 재산에도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조 목사는 최후진술에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하나님의 결정으로 알고 순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 목사 부자는 2002년 12월 조 전 회장 소유의 I사 주식 25만주를 적정가보다 비싸게 사들여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5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목사는 또 2004년 서울지방국세청이 주식 매입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자 일반적인 대출인 것처럼 꾸며 60억원대 세금을 감면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최종 선고 공판은 다음달 2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