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19대 대표회장 선거에서 현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가 연임에 성공했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25회 정기총회에서 홍 목사는 전체 등록 총대 251명이 투표한 가운데 171표(과반 121표)를 얻으며 78표를 얻는데 그친 엄기호 목사를 여유 있게 제치고 제19대 대표회장으로 당선됐다.
이날 선거는 예결산 위원회 보고 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이승렬 목사가 "하나님의 은혜로 많은 잡음이 있었고 고소고발 사건이 있었으나 하나님께서 바로 세우시기 위해서 다 정리를 해주셨다"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축하의 총회를 한다"고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 총대 질의, 선거관리위원회 받지 않아…거센 '항의' 이어져
하지만 선관위 서기 황덕광 목사가 조직과 경과 보고를 할때쯤 총대 가운데 질의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진행자는 "지금은 질의 받는 시간이 아니다"며 회의를 진행했고 보고 중간 유입물로 받자는 동의제청이 나오자 다시 "질의를 받으세요"라는 의견이 재차 개진됐다.
사회자는 "앉아계시라. 회의를 방해하면 흠석위원으로 하여금 퇴장시키게 하겠다"고 저지했고 이 총대는 "왜 앉아요? 총대가 발언을 못하면 이게 무슨 총회이냐? 무슨 이런 회의가 있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진행자는 선관위원들과 대표회장 후보자로 등록한 양 후보의 참관인 3명을 각각 등단하게 하는 과정에 앞서 질의가 있다고 요청했던 회원이 "총대가 왔는데 질의 안받고 이게 무슨 총회야. 내가 무슨 말 할줄 알고..."하면서 회의장 앞으로 나와 강하게 항의하다 자리로 돌아갔지만 이에 대한 항의를 하던 엄기호 목사 후보의 참관위원들이 진행위원회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선관위원장은 "선관위원장 직권으로 다 내려오라"고 말했지만 바로 후 "침묵으로 참관하십시오. 소란을 떨면 퇴장시키겠다"고 주의를 주고 회의가 다시 진행됐다.
■ 엄기호 목사, 하소연 하며 울분 토해…"교단 갈라지는 것 가슴 찢어진다"
이어 5분 정견발표를 하러 나온 엄기호 목사 "한심하고 가슴 아프다. 임시총회에서 발언 한번 못하고 회의 참석하고 이 자리에서 발언 한번 못한다니…질의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정관개정에 대한 승인을) 받아왔느냐?'는 내용이다"며 "설교는 거룩한데...."라며 울분을 토하자 선관위원장은 "후보 목사님이 이러시면 어떻게 회의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리기도 했다.
엄 목사는 "당락에 관계가 없다. 나는 오직 양심만을 가지고 호소한다. 우리가 이렇게 가도 되는건지 같이 한번 생각해보자"며 "지난번에도 기호 추첨을 뽑는다고 했는데 그것은 안뽑고 기자들 모시고 정견발표를 한다고 했다. (정견발표가 있는지 몰랐는데) 내가 뭔 준비를 합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리고 이것도(기호) 뽑아야 될 것 아닙니까? 왜 내가 2번이 되어야 합니까? 접수는 1번으로 했는데..."라며 "내가 하소연한 것도 교계가 잘 되자는 거다. 우리가 왜 이래야 되나?"하고 호소했다.
그는 "의롭자고 하나되자고 하는데 이 자리가 좋은 자리가 되고 서로 축하해주고 연합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저는 (당락에) 연연하지 않는다. 같이 하나되고 연합하는 모습, 서로 어우러지는 것을 원한다. 한기총은 지난 2년간 한경직 목사님들 같은 분들이 서로 이해하고 하나되지 않았나. 큰 교단이고 작은 교단이고 인격 존중해주고 기관 연합하고 이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엄 목사는 "이래도 됩니까? 가슴이 찢어집니다. 교단이 갈라졌습니다. 단체들이 반목하고 질시하고 흩어졌다"며 "양심에 호소한다. 각자 마음에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투표하시기를 바란다"고 하자 일부 참관인들이 환호하기도 했다.
■ 선관위원장 이승렬 목사, 엄기호 목사 하소연에 '해명'
엄기호 목사의 정견 발표가 끝나자 선거관리위원장 이승렬 목사는 "(기호 결정은) 관행이 아니라 현 대표회장 홍 목사님이 먼저 등록한 것이다. 먼저 밝혔음에도 지난 임시총회에 이어 이의를 또 제기하는 것은 호도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홍 목사님이 먼저 등록했고 엄 목사님은 그 다음에 등록했다"고 거듭 말했다.
이 목사는 "(엄 목사님 말에 따르면) 선관위에 관계된 것이기에 대표회장은 임원회도 하고 음식도 먹으러 간다는데 선관위 운영하며 금권선거 고리 끊어버리자 해서 (홍재철 목사를) 선관위 회의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했고 식사도 한번 한적 없다"고 해명했다.
■ 홍재철 목사 "도와달라, 마지막으로 '개혁의 드라이브' 걸겠다"
이어 현 대표회장이자 차기 대표회장 후보인 홍재철 목사가 나와 정견 발표를 진행했다. 홍 목사는 "2년 전에 선거할 때 돈 안 쓰고 선거한 것은 기독교 25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저한테 커피라도 받으신 분, 멀리서 오신 분 중에서 교통비를 받았다는 분 있으면 저에게 50배를 청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어떤 분과도 식사한적 없고 선관위 회의도 들어가지 않았다. 가자고 해도 안 간다고 했고, 선관위 회의가 끝난 다음에 나오다가 마주쳐서 악수는 했다. 어제도 선관위 모여서 식사하러 가신다 그래서 '안갑니다' 했다. 복도에 있다가 선관위원 오실 때 악수하는 것도 피했다"며 "(엄 목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저를 향한 대단한 모략 중상이다"고 했다.
홍재철 목사는 "선거 인사말 하러 나왔는데 해명해야 되고 우습다. 그런적도 없고..."라며 "아무튼 엄 목사님 돈 안쓰셨다고 하니까 저도 안썼으니 참 감사하다. 그러니 앞으로 한기총은 금권선거가 없어진다고 봐야겠다. (설교하신) 이만신 목사님때 금권선거 없었지만 그 이후로 금권선거 시작돼 3, 4년 전까지도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홍 목사는 "한기총이 많이 개혁이 됐다. 한교연과도 하나돼 한교연 직원들을 다 영입하겠다"고도 전하며 "제가 욕심이 없다. 저는 안 나간다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 도와달라. 마지막 개혁의 드라이브를 하고 한국교계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강평 목사, "임시총회 하자(瑕疵) 없다고 사법부 인정…상부기관은 보고만 받는 것"
이어 회의 진행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진행위원 소위원장 이강평 목사가 나온 가운데에도 질의를 요청한다는 의견이 계속되자 이 목사가 이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나섰다.
이 목사는 먼저 "25회 선거를 잘 치르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교회가 하나님 앞에, 성도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있다"며 "엄기호 목사나 홍재철 목사만이 가슴이 찢어지는 것 아니다. 찢어진 한국의 연합을 위해서 목사들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선관위원들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공정하게 선거를 이루겠냐며 노심초사했다"며 정관개정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승인 건에 대해 말했다.
이에 대해 이강평 목사는 "사단법인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상부기관은 보고하면 보고를 받는 것이지 허락을 받는 것이 아니다"며 "문제가 있다고 해서 고소고발해서 사법부가 무효라고 하면 문체부가 불허하는 것이다. 우리도 고소고발이 있어서 임시총회에 하자가 없다고 (사법부가)승인한것 이다. 그러므로 25차 총회는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다"고 하며 판결문을 말씀드리겠다고까지 얘기했다.
이날 투표는 등록총대 251명 가운데 121표가 과반이었다. '기호 2번' 엄기호 목사는 78표, '기호 1번' 홍재철 목사는 171표를 얻어 홍 목사가 당선됐다.
제19대 대표회장으로 당선된 홍재철 목사는 "무거운 책무를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며 "제가 재임할때 한기총이 어려움을 당했다고 많은 사람들이 저를 폄하하며 말하지만 제 재임때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 것을 보수진영에 있는 언론들은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홍 목사는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저를 폄하하는 언론들이 있다"며 "어떤 언론에서는 저를 대통령 선거만큼이나 검증했지만, 깨끗했다. 본적지, 부모님 뭐 하시던 분이신지부터 해서 우리 교회를 찾아와서 지역 전부를 조사해서 교회가 부흥이 안되도록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이제는 언론이 그런 일 그만하자"며 "한 사람이 어려움 당하면 좋지만 한국 1200만 성도가 어려움을 당한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온갖 비판을 다한다. 폄하하는 사람들을 보면 또 다 문제가 있다. 한기총에서 제명되고 문제 있는 분들, 한국교회의 문제인 이 몇 명들이 보수단체를 만든다고 한다"며 "한기총이 일어나서 버르장머리를 고쳐야한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저보고 강성(强性)이라 하지 말라"며 "남의 돈을 먹어본 적 없고 남에게 돈 받아본 적도 없고 지금까지 깨끗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중형교회들 문제 많이 있는데, 보시다시피 경서교회 문제 있는 것 봤나? 장로 28분 아직 시험 없고 은퇴도 멋지게 했다. 목회를 못한 것도 아니고 교회가 말썽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동네까지 찾아와서 동네를 이 잡듯이 잡아야 했느냐"고 호소했다.
홍 목사는 "한 건만 걸렸어도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없다"며 "(본인은) 대단히 합리적인 사람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희생을 해보겠다. 그렇게 해서라도 하나되는 역할을 해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홍 목사, "한 표 찍기 위해 부산, 목포 등지서 올라온 분들… 대한민국 기독교 위해서"
덧붙여 그는 "한 표를 찍기위해 부산, 목포, 광주, 여수, 충청도에서 새벽에 영하 11도라고 하는데 그분들 왜 이렇게 인산인해를 이루며 올라왔느냐"며 "대한민국 기독교를 위해서 오신 거다. 홍재철이 아니다. 홍재철이 '개혁의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홍재철 목사는 "엄기호 목사님 평소에 사랑한다. 진심이다"며 "선전하신 엄기호 목사님께 박수 한번 쳐달라"고 하며 엄기호 목사를 앞으로 나오라 해서 두 사람이 얼싸안기도 했다
한편, 홍 목사는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은퇴비 많이 받았으니 이번에 5000만원만 꿔주라해서 안꿔줬는데, 그 사람이 이승렬 목사님한테 전화를 해서 내가 한 건 했다며 법원에 찔러버렸다고 했다고 한다"며 "이래서 되겠습니까. 이 문제를 왜 말씀드리냐 하면 앞으로 이런일 하지 말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저를 고소한 사람은 작년 3~4월부터 와서 자살방지교육을 해달라고 했는데 안했다. 교육은 자기가 시키고 5만원 받아서 4만5천원은 자기가 가져가고 5천원 은 한기총 갖고가자는 내용이었다"며 "그 사람이 고소했고, 그 사람 말 듣고 몇 사람이 하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홍 목사는 "한기총의 직원 하나를 매수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임시총회때 재적 211명 중 찬성 205표, 반대 6명으로 쳤다. 그런데 직원이 법원에 대표회장이 거짓말 한다며 239명이 나와서 205명 찬성한 것이 아니라 전부 거짓말이라고 진정서를 냈다"며 "인사위원회에 회부시킨다. 파면감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회예배는 이강평 목사의 사회로 황덕광 목사가 대표기도를 했고 홍재철 목사가 인사말씀을, 박홍자 장로가 성경봉독을 했다. 이어 한기총 증경회장 이만신 목사가 설교하고 한기총 총무 최명우 목사가 광고한 후 조경대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