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이 건강을 해치는 '차세대 담배'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영국 데일리 메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각국 의사들과 학계 관계자들로 이뤄진 '액션 온 슈가(Action on Sugar)는 "현대인들이 질병이나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섭취하고 있는 당분을 최대 30%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식품업계의 자정적인 노력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실제로 설탕 구매량은 1975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음료나 음식에 들어가 있는 설탕 함유량은 차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990년대 세계적인 소금 섭취 절감 운동으로 현재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 대부분의 염분 함유량이 25~40% 줄어든 것처럼 설탕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영국 정부는 비만과 당뇨로 매년 50억 파운드의 세금을 쏟아붓고 있으며, 이 같은 비용은 2050년 현재의 10배인 500억 파운드가 넘을 전망이다.
무지방 요거트(150g)의 경우 설탕 티스푼 5개 분량이, 글라소 비타민 워터(500㎖)에도 티스푼 4개 분량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캔 제품(330㎖)에는 마즈 초콜렛바(8개 티스푼)보다 많은 9개 분량이, 휩크림과 탈지유를 넣은 톨(小) 사이즈 스타벅스 카라멜 프라푸치노에는 11개 분량의 설탕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이먼 케이프웰 영국 리버풀대학교 임상역학학과 교수는 "설탕은 차세대 담배와 같다"며 "소비자의 건강이 아닌 수익에만 집중하는 냉정한 식품업계가 정크푸드와 설탕 덩어리 음료수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액션 온 슈가 측은 "식품업계가 3~5년 안에 상품에 들어가는 설탕 20~30%를 줄여야 한다"며 "이럴 경우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 횟수를 현재 수치로 고정시키거나 오히려 줄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설탕이 비만으로 인한 질병의 원인이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를 근거로 이 같은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이나 과체중은 설탕이 아닌 칼로리 과다 섭취 때문이라는 것.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2월 하루 설탕 섭취량을 현재의 10티스푼에서 반으로 줄이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