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한파에 유럽 이상 고온...생태계 교란 우려

북미지역은 혹한이지만 유럽은 이상고온이 이어져 겨울잠을 자던 곰이 깨어나고 봄꽃이 피는 등 생태계 교란 우려를 낳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기록적 한파는 극지 회오리바람 '폴라 보텍스'(polar vortex)가 원인이 됐다.

겨울철 북극의 찬 공기를 막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약화하면서 폴라 보텍스가 남하한 것이다.

【나이아가라 국립공원=AP/뉴시스】7일(현지시간) 미국 나이아가라 국립공원이 눈으로 뒤덮혔다. 2014.01.09   ©뉴시스

폴라 보텍스는 북미지역에는 예년보다 훨씬 남쪽으로 내려왔지만 그 반작용으로 유럽지역에서는 훨씬 북쪽으로 밀려 올라갔다.

이로인해 북유럽지역은 예년보다 섭씨 4∼5도 이상 높은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노르웨이 기상학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자국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4.2도 올랐다고 전했다.

핀란드도 전국적으로 평년 수준보다 4∼5도 높은 겨울을 보내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전국 대부분에서 기록적인 고온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부 니칼루옥타의 기온은 지난달 3일 4.7도까지 올라갔다가 일주일 가량 뒤인 9일에는 영하 40.8도로 곤두박질 치고, 이틀 뒤에는 다시 영상 7.7도를 기록했다.

이처럼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북유럽 지역에서는 눈 대신 폭우가 쏟아져 홍수 위험이 커졌다.

노르웨이 기상학연구소는 "이번 겨울 일부 지역 강수량이 최고 3배로 늘어났고 전국적으로는 예년 평균 대비 180%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핀란드에서는 이상고온에다 폭우로 강 수위가 높아지는 바람에 동면하던 곰이 깨어났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노르웨이대 존 스벤슨 교수는 "남유럽에는 날씨가 더 따뜻해 아예 겨울잠에 들지 않는 곰도 있다"며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 곰의 먹이가 되는 나무열매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겨울철 고온에 따른 이상현상은 곰뿐만 아니라 조류, 식물, 곤충 등 생태계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고 전했다.

노르웨이의 한 신문은 봄꽃인 수선화와 데이지, 민들레 등이 지난달 중순 피어난 모습을 보도했다.

또 스웨덴 연구진은 보통 11월이면 하루에 10마리 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던 특정 철새가 올해는 하루에 800마리 이상 발견됐다고 전했다.

생태계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노르웨이의 한 사진작가는 "내가 일한 지난 30년 동안 나비류는 80∼90%가 줄어든 반면 모기나 진드기가 겨울에 눈에 띈다"고 전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노르웨이지부 대표 니나 옌센은 "이번 겨울 이상고온으로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생태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는 뚜렷하다"고 말했다.

【프라이베르크=AP/뉴시스】10일 독일 동부 프라이베르크 인근 들판 위의 구름들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있다. 독일에서 따뜻한 겨울이 이례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2014.01.1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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