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그늘이 깊이 드리워졌던 지난해 최대 호황을 누린 업종을 뽑자면 단연 아웃도어 시장이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유통업계와 패션업계 등 소비시장이 고전했지만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은 일제히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가히 폭발적이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1조원 규모였던 아웃도어 시장은 주5일제의 완벽한 정착과 더불어 웰빙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 7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악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격거품 논란과, 외형에 치중한 나머지 '매출 볼륨' 경쟁도 치열하다.
◇아웃도어 브랜드 '나 홀로 호황시대'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도어 업체들은 일제히 20% 안팎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 시장규모를 지난해(6조4000억원)보다 14% 늘어난 7조3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2007년만 해도 1조5000억원, 2011년에는 3조원이었다.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7186억원으로 아웃도어 브랜드 최초로 연 매출 7000억원 벽을 넘어섰다. 전년과 비교해 11.4% 성장했다. 11년 연속 1위 브랜드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성과는 기존 라인들이 고른 실적을 올린데다 초경량 등산화 제품과 화이트라벨 라인이 전체 매출 볼륨을 키웠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국내에 소개된 이후 14년 만에 아웃도어 단일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매출 7000억원 시대를 연 노스페이스는 해마다 평균 매출 성장률이 무려 25%에 이른다.
업계 2위인 코오롱스포츠는 전년 6100억원보다 10% 신장한 6800억원을 달성했다. 꾸준한 실적으로 노스페이스와의 격차를 지켜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올해는 매출 목표를 7500억원까지 늘려 잡았다.
대표적인 토종 브랜드인 K2코리아와 블랙야크도 지난해 매출 6700억원 대로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어 네파(5200억원), 밀레(4000억원), 컬럼비아(3600억원), 라프마(3300억원), 아이더(3300억원), 레드페이스(1900억원) 등 순이다.
아웃도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등산갈 때만 입던 아웃도어 웨어가 이제는 학교나 직장 등 일상에서도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은 것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가격거품 논란속 인기…외형보다 내실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아웃도어업계의 가격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 소비자시민모임은 국내 15개 브랜드의 등산용 바지에 대한 품질조사를 벌여 '기준 미달' 제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아웃도어 의류업체들의 가격담합 및 가격거품에 대한 논란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을·겨울시즌에 캐나다구스, 몽클레어 등 프리미엄 패딩 열풍은 충전재나 기능성 소재 부분에서 아웃도어 브랜드의 가치를 따라잡지 못했다. 가격과 기능의 소비층도 확연히 달랐다.
아울러 시장격화에 따라 일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외형 부풀리기 경쟁에 뛰어들면서 정상판매보다는 매출목표 달성을 위한 행사와 기획판매 비중을 지나치게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선두 업체 중에도 백화점이나 정규매장 외에 아울렛을 포함한 특설매장, 할인행사를 통한 세일매출이 30%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며 "일부 브랜드는 지방 백화점 중심의 덤핑판매 강행, 카피제품 판매 등을 일삼으며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가고 있다"며 "이제는 각 업체들이 외형 보다는 내실을 다져 시장의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