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목회자가 "1년간 하나님이 없는 것처럼 살아보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해 3월까지 할리우드 어드벤티스트 교회(Hollywood Adventist Church)에서 목회를 했던 라이언 벨은 올해의 첫 날인 1일 허핑턴포스트를 통해 "앞으로 12개월 동안 무신론을 시험 삼아 믿어보겠다"고 밝혔다.
벨은 동성애자 인권을 위한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목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는 이 때부터 자신이 "종교적 방랑자(religious nomad)"와 같은 상태가 됐다"며 "나는 교회와의 관계성, 더 솔직히 말하자면 하나님과의 관계성을 유지하기 힘들었고 교회에도 나가지 않았다. 교회 사람들과의 나 사이의 관계를 찾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고, 오히려 회의론자들이나 비교인들과 있는 것이 편했다. 나는 기도도 많이 하지 않았고 정기적인 설교도 쓰지 않았고 성경을 공부하거나 읽지도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는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새로운 여정을 떠나고자 한다"며 "1년간 나는 하나님이 없는 것처럼 살 것이다. 기도도 하지 않고 성경도 읽지 않고 하나님을 어떤 일의 근원이라든지 나 자신이나 어떤 이의 삶을 바꾸어줄 희망이라고 언급하지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나는 무신론의 세계로 들어가고 무신론자로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다"고도 다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은 "하지만 나는 무신론자가 아니다. 아직까지는 그러하다"고 밝혔다.
벨은 모태신앙이며, 20년간 목회자로 재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내가 속한 교회가 동성애자나 여성들을 대하는 방식과 타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선언이 파장을 몰고 오면서 벨이 일해 온 기독교 직장들에서는 모두 그에 대한 해고 조치를 취했다. 그는 교회에서 권고에 의해 사임을 결정하기 전후로 아주사퍼시픽대학교(APU)에서 학부생들에게 다문화 소통을, 풀러신학교에서는 박사학위 과정생들에게 논문작성법을 강의해 왔다.
벨은 이러한 사실까지 추가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며 "모든 직장에서 해고당했으며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 어떤 일이든 좋으니 찾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무신론자들이 벨을 위한 기부금을 약속하면서 "기독교인들은 개인의 신앙적 실험을 존중하지 않으며 편협하고 옹졸하다"는 식의 비난까지 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무신론자인 마이클 포어시는 "나는 당신이 신앙을 검증하고 있다는 이유로 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글을 남겼다. 또다른 무신론자인 브라이언 홀리 역시 "당신의 독창적이고 중대한 연구에 찬사를 보낸다. 당신의 동료 신학자들이 그토록 옹졸하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고 썼으며, 케니 리처드슨은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족, 사랑, 친절 같은 모든 기독교적 가치들은 기독교 밖에도 존재한다. 당신의 여정에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처럼 벨의 공개적 '무신론 실험' 선언이 무신론자들에게 기독교 비판의 또다른 소재로 이용되고 있는 데 대해서 많은 기독교인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벨의 지인이자 전 목회자인 로 오스는 크리스천포스트에 "라이언은 내 친구이고 그가 신앙과 비신앙 사이에서 길을 찾으려는 것은 응원하지만, 다만 이러한 일들이 퍼포먼스적인 면모를 띠고 있는 까닭에 라이언이 마치 냉정한 기독교인들에 의한 희생양이 된 것처럼 그려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라이언이 미국의 문화적 전쟁을 홍보하는 '포스터 차일드(poster child)'처럼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유감스럽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