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는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의 한해가 됐으면 한다.
지난 2013년 12월 31일 오후 박근혜 사퇴와 특검 실시 현수막을 걸고 서울역 앞 고가 위에서 분신을 해 유명을 달리한 고 이남종 님의 명복을 빈다. 이유가 어찌됐던 안타깝게 스스로 목숨을 던진 자살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정말 씁쓸해 진다.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밝힌 작년 통계에 의하면 6년 만에 자살률이 11%감소했다고 한다. 정말 고무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자살률이 감소를 했다고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씻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자살은 빚, 가정불화, 왕따 등 일신상의 이유가 많다. 이로 인한 불면증, 우울증, 조울증 등을 동반하면서 유명을 달리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명 연예인들이나 유명 운동선수 등의 죽음으로 인한 일반 국민들의 학습효과 모방자살이 늘었다.
작년 12월 마지막 날 유명을 달리한 고 이남종 님의 분신은 시국 문제가 원인이었다고 한다. 지난 70~80년때인 군부독재시절 시국 문제로 목숨을 잃은 열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달리고 있고, 민주주의가 정착돼 있는 나라에서 시국문제로 유명을 달리하는 것은 특수한 경우라고 말하고 싶다. 바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등을 풀지 못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현실 인식이 한 국민의 자살을 방치한 것이나 진배 없기 때문이다.
그럼 2013년 계사년 한해, 자살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유명 배우 고 최진실 씨의 전 남편이었던 야구선수 조성민 씨가 연초(1월) 강남 한 오피스텔에서 목을 메 세상을 떠났다. 이는 2008년 전 부인이었던 고 최진실씨와 2010년 그의 동생 고 최진영씨가 잇따라 자살로 생을 마감해 안타까움을 줬다. 정말 비극의 가족사여서 국민들에게 준 충격은 컸다.
4월 배우 김수진 씨와 6월 배우 양수경의 남편 변두섭 예당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우울증으로 스스로 세상을 떴다. 7월 드라마 연출의 큰손 김종학 프로듀서가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목숨을 던졌고, 같은 달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가 한강다리에서 투신해 목숨을 잃었다.
2013년 마지막 달인 12월 그룹 듀크 멤버 김지훈 씨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고, 같은 달 31일 육군대위로 예편한 고 이남종 님이 서울역 고가에' 박근혜 퇴진과 특검 실시' 현수막을 걸고, 분신 사망했다. 2013년 한해도 이렇게 죽음과 관련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2012년)에 비해 자살 숫자는 감소했지만 2013년에도 생활고, 왕따 등을 비관해 목숨을 던진 일반 국민들도 더러 있었다.
이렇게 자살률로 보면 "지난 2013년은 안녕들하셨습니까?"라고 물으면, 곧바로 "안녕들 못했습니다"라고 답변이 나올게 뻔하다. 자살율로 보면 2013년 계사년도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해가 아니었다.
그럼 2013년 미디어 보도 행태는 어땠을까. 연초 조성민 씨의 자살로 포문을 열더니 김종학 PD·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사건 등의 죽음에, 언론은 쉬지 않고 자살 보도를 뿜어 됐다. 번개탄을 피고, 목을 메고, 약을 먹고 등 자살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기술해 모방자살을 부추기기도 했다.
특히 자살을 학교폭력, 입시·사회문제와 맞물려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행태가 이어지기도 해 구독율, 시청률, 페이지뷰수 등을 늘리려고 하는 언론의 선정성 논란까지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6년 만에 처음으로 자살률이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정부와 국회 그리고 온 국민이 나서 자살예방에 신경을 써야 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사회 공기이며, 목탁이고, 빛과 소금인 언론이 가장 존귀한 생명을 지키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13년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권고한 '자살보도 권고기준 2.0' 실천에 언론인들과 네티즌(국민)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자살예방과 생명존중을 외치는 정부, 국회의원, 언론인, 자살예방단체 등에서 점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는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자살률이 높은 우리나라에 생명존중문화를 꽃피워야 한다. 2014년 갑오년 새해에는 자살예방과 생명존중의 원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