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中, 유럽 지원 의향 있다"

하계 다보스포럼서 밝혀.."中 시장경제 지위 인정, 자구 노력 선행돼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4일 유럽의 재정 위기와 관련 중국이 유럽에 대한 지원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그러나 유럽이 중국의 경제적 지위를 인정하고 각국의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혀 중국이 무조건적인 지원에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원 총리는 이날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하계 다보스포럼)' 개막식에서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중국은 재정 위기에 직면한 유럽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원 총리는 그러나 "유럽이 중국을 진정한 친구로 대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유럽이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완전하게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원 총리는 이어 "다음 달 예정된 유럽 수뇌부 회동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에 대한 중국의 투자 계획 등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원 총리의 이날 발언은 중국이 유럽에 대한 지원과 투자 확대를 통해 세계 경제대국으로서의 확고한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원 총리는 앞서 이날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작금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유럽의 재정 위기 확산을 막는 것"이라며 "선진국이 재정 적자를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등 자구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지원에 나서더라도 유럽 각국의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 총리는 미국에 대해서는 "투자자 이익보호를 위해 재정·금융 안정성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현재 부채관리와 재정 적자,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3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면서 "자국 시장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를 허용하고 중국에 대한 수출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불안정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고 선진경제체제와 신흥경제체제를 막론하고 경제 성장 속도가 반락 추세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부 국가에서 채무 위험이 커지고, 이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이 급격하게 출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요 선진국에서 실업률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신흥경제국에서는 인플레 압력이 상승하면서 세계경제 회복이 복잡한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 총리는 "이런 현상은 전 지구적인 도전"이라며 "위기를 극복하려면 믿음을 갖고 협력과 책임을 다하면서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가 서로 신뢰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면서 협력을 강화하고 도전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각국은 거시경제정책의 소통과 조율 속에서 공정, 합리, 안정적인 세계경제 질서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진정으로 책임을 지고 자국의 일을 차질없이 처리해야 하며, 특히 선진국들은 책임있는 재정·화폐정책을 통해 채무문제를 해결하고, 시장 투자의 안전과 안정을 꾀해 전 세계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그는 "총체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능력이 있으며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한 화폐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유럽재정위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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