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석채(68) 전 KT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세번째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이날 오전 10시께 이 전 회장을 불러 각종 배임, 횡령 의혹과 함께 비자금 조성 경위와 규모, 정관계 로비 여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지난 19일과 20일 이 전 회장을 이틀 연속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으나, 이 전 회장은 지난 22일 출석에 불응하고 두통과 복통 등을 호소하며 건강상 이유로 돌연 병원에 입원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상대로 실무진의 만류에도 적자 사업을 지시한 이유와 관련 보고를 묵인했는지, 사옥 매각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는 없었는지 등을 중점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사업성이 불투명한 스마트몰 사업을 지시하고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개발하는 협력업체 앱디스코 등을 부당 지원한 정황을 포착, 회사에 손실이 불가피한 사업·투자를 지시한 배경을 의심하고 있다.
또 이 전 회장이 이면계약을 맺은 임직원 수십명한테서 상여금을 돌려받은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잡고 자금의 성격과 용처 등을 분석했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 이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청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부에서는 이 전 회장이 회사에 손실을 끼친 배임액이 1500억원대에 달하고 비자금 규모는 70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검찰은 또 표현명 KT 대표이사 직무대행, 김영일 코퍼레이트 센터장 등 배임·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도 일괄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