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저 | 홍성사 발행 | 364쪽 | 14,000원
'새신자반'이 나온지 20년 만에 이재철 목사의 신앙 훈련서 마지막 책인 '사명자반'이 출간됐다. '성숙자반'이 나온 뒤 6년 만이다. 저자는 '사명자반'의 집필 의도 이유에 대해 '책을 열며'에서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삶으로 복음을 엮어 가는 '사명자행전'은 주님 오시는 날까지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다. 공동묘지에서 한 줌의 흙으로 끝나 버릴 허망한 삶을 벗어던지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새신자반'이 믿음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더하는 이유는 '성숙자반'을 거쳐, 복음을 삶으로 입증하는 '사명자반'에서 끝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생활 가운데 가장 고민하는 지점, 즉 복음을 밝히 아는 차원을 넘어 복음과 삶이 합일되고, 복음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신앙 훈련서 시리즈 마지막 단계인 '사명자반'에는 그가 주님의교회, 제네바한인교회, 100주년기념교회를 섬긴 25년간의 목회와 그간 쌓아온 신앙의 경륜이 밀도 있게 집약돼 있다.
'새신자반'이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 성경, 기도, 가정생활 등 신앙의 기본적인 주제들을 다루는데 반해, '성숙자반'은 복, 십계명, 사도신경, 사랑, 사회생활 등 한 걸음 나아간 주제들을 다룬다. 이 두 권은 그리스도인들의 그 행함의 문제 앞에서 더 이상 뒷걸음질 치거나 피해가지 않도록 배수진을 친다. 우선 사명자란 누구인지 그 정의와 조건을 살펴보고 사명의 개념, 복음과 '사명자행전'의 연결고리, 노아·모세·예수님을 통해 보는 사명자의 궁극적 목적 등을 심층적으로 짚어 나간다.
또한 행함이 결여된 한국 교회의 오늘의 세태에도 경종을 울린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세상을 가르치려고 하는데, 가르침만으로는 자기 자식도 바르게 세우지 못하는 법이거늘, 어찌 세상을 교화시킬 수 있겠는지" 저자는 묻는다. 그리고 교회적 차원에서도 유일한 해결책은 "가르치려 하기 전에 먼저 행함의 집이 되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책 말미에 '사명자반'을 집필하며 힘들었던 점을 회상한다. 목회를 하면서 책을, 그것도 상당한 분량의 책을 집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사명자반은 특별히 '전립선암과 맞바꾼 책'이기 때문이다.
'사명자반' 집필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심하게 탈진했는데, 3개월 후 전립선암 판정을 받았다. 결국 수술을 받고 요양 기간을 보내며 '사명자반'을 탈고하게 됐다.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집필 기간을 가질 수 없었을 테니 이 책의 출간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이같이 이재철 목사가 자신의 진액을 쏟아 탈고한 '사명자반'은 역경과 고난을 뛰어넘게 하는 은혜의 증언으로 가득하다. 그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의 믿음이 행동으로 넉넉히 꽃피우고, 행동이 삶 가운데 지속되도록 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