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칼럼] 물고기와 스컹크 이야기

감사한인교회 김영길 목사

지난 금요일에 우리 교회 집사님 한 분이 투자한 회사에 심방을 다녀왔습니다. 회사의 영어 이름을 직역하면 "겸손한 물고기"(Humble Fish)였습니다. '아, 집사님의 신앙자세가 회사 이름에 담겨있구나'하고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를 상상해보았습니다. '아마 생선 도매업을 하는가보다. 건물 안에는 거대한 냉동 창고도 있겠지.' 그런데 저의 상상은 빗나가도 한참을 빗나갔습니다.

회사 입구에 있는 "Humble Fish" 간판 아래에는 "Skunk Juice"라는 생소한 상호가 함께 있었습니다. "겸손한 물고기"에서는 크리스찬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지만 "스컹크 주스"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회사직원들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서야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들은 자석을 이용하여 코드를 연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어폰과 이어폰을 병렬식으로 연결하여 몇 십 명이라도 동시에 듣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제품입니다. 자석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분리하는 일도 편리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폰 하나에 여러 개의 이어폰을 연결하여 여러 사람이 동시에 회의를 할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통역할 때 한 대의 수신기에 이어폰 여러 개를 연결하여 여러 사람들이 들을 수 있습니다. 소리도 아주 깨끗했습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여러 방면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특허까지 획득한 기술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제품 이름이 하필 스컹크 주스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주스'는 전기의 흐름을 말하고 '스컹크'는 그 냄새가 멀리 퍼지는데서 착안하여 "한 소스로부터 여러 사람이 동시에 들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비로소 "물고기"와 "스컹크" 사이의 다른 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심방을 요청했던 집사님이 입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아이디어도 좋고 기술도 좋은데 판매로를 찾지 못하고 있어요. 오늘 목사님께서 기도해 주시면 무슨 일이 꼭 터질 것 같은 믿음이 와서 심방을 요청했어요. 기도해주세요." 그래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중년의 30년 지기들이 함께 시작한 사업인데 하나님께서 축복해주시라고, 절절한 심정으로 기도했습니다.

콘크리트 웨어하우스의 실내온도가 냉동 창고처럼 시렸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차갑고 냉혹한 경쟁세계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믿음의 형제들이 내뿜는 열기가 더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마친 후에 이렇게 격려해주었습니다.

"낙심하지 말고 가던 길을 믿음으로 계속 가십시오. 고난 가운데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발전에 발전을 더해가다 보면, 언젠가 여러분들의 그 탁월한 기술에 세상의 시선이 집중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김영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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