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들에 밀려 안방 시장을 위협받던 현대자동차가 내수시장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업계는 현대차가 3일 내놓은 '신(新) 고객 케어 서비스'는 내수시장 '수성'을 위한 처방전이라고 보고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는 16개 모델을, 수입차는 150여개 모델을 출시하고 경쟁 중이다.
당장 수적으로 압도적인 열세인 데다 디자인이나 주행성능, 배기량 등에서 남다른 차를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는 늘고 있는 실정이다.
11월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 5만4천302대를 팔며 판매량이 작년 같은 달보다 11.9%나 줄었다. 계열사인 기아자동차[000270] 실적까지 합친 내수시장 점유율도 78.3%(수입차 제외)에 그치며 넉 달 연속 70%대에 머물렀다.
올 3월 83.2%까지 올라갔던 것에 비하면 뚜렷한 퇴조다.
현대차는 국내 경기 위축에 따른 자동차 내수의 부진을 원인의 하나로 꼽지만 수입차 시장의 풍경은 딴판이다.
올들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이미 작년 전체 판매량에 육박했다. 이대로 가면 연간 판매량은 15만대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10월 수입차 업계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9% 증가한 13만239대를 팔았다. 이미 작년 전체 판매 실적(13만858대)에 육박한 상황이다.
특히 수입차가 대중화하면서 고급차뿐 아니라 중간 가격대인 3천만∼4천만원대 차량의 판매도 크게 늘면서 현대차의 타격은 더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전쟁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가 내놓은 처방은 전방위적이다. 우선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해 제품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출력이 높은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 차량의 형태를 해치백·쿠페 등으로 다양화한 파생 모델, 연비 효율이 높은 디젤·하이브리드 모델 등 인기 수입차 모델들에 상응하는 '대항마'를 출시해 시장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안방'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객 서비스도 두루 담겼다. 현대차를 더 많이 구입한 고객일수록 멤버십 서비스인 '블루멤버스'의 포인트를 많이 줘 '집토끼'를 잡겠다는 전략도 그중 하나다.
김현수 현대차 CS추진실장은 "수입차가 들어오면서 기존 고객의 이탈이 있는 게 사실이고 선진국으로 가면서 법인 고객도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 신규 젊은 층 고객을 유입시키는 한편 법인 수요에도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국의 자동차 전시장을 모두 고급스럽게 리모델링하고 서울 강남 한복판에 새로운 개념의 플래그십 스토어(대표매장)도 내년 상반기 중 문을 열 계획이다.
이에 더해 현대차는 이미 다양한 수입차 대응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 왔다. 올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쏘나타, 제네시스, 싼타페, 그랜저 등의 일부 모델 가격을 인하했고, 신차 출시 때도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엑센트, 아반떼, i30, i40 등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디젤 차량 라인업도 확충해 나가는 중이다.
골프 연습장, 미술관, 카페, 플라워숍 등의 기능을 겸하는 테마 전시장과 여성 고객 전용 정비소인 '블루미'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격과 사양, 서비스에서 국내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 중심의 혁신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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