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환 박사의 신학단상] (30) 라스베가스공항이 주는 교훈

시애틀 한인장로교회 김호환 목사

라스베가스공항에는 전세계 꿈으로 가슴이 부풀어 있는 모든 이들이 찾아든다. 라스베가스의 인구가 백 오십만에 불과 한데, 2011년 현재 라스베가스를 찾아 온 사람들의 수는 사천만이나 된단다. 그 많큼 수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중이다. 그래서 라스베가스공항에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오는 사람과 가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기도 하고, 악수도 하고 인사도 나누지만, 딱 한가지 서로 다른 특징이 발견된다. 오는 사람은 얼굴이 흥분으로 가득차 있고, 무엇인가 기대로 가득찬 모습이다. 그러나 가는 사람은 풀이 죽어 있고, 심지어 피곤과 상실된 마음으로 돌아간다. 땡전 한푼도 없이 다 털린 노름꾼의 허탈한 가슴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신세가 되었으니 말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희망과 꿈을 기다리는 존재이다. 그 희망과 꿈이 때로는 망상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그 꿈을 위해 스스럼없이 자신을 불태운다. 마치 한 여름 밤의 불나방처럼 타오르는 모닥불 속으로 뛰어든다. 이것이 아닌데 싶어도, 한 번들여 놓은 발을 빼서 뒤로 물러날 수도 없겠지만, 한가닥 자신에게 무엇인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희망에 몇 일을 무엇인가에 홀린듯 라스베가스에서 보낸다. 그것도 비행기를 타고 사막을 찾아가거나, 차를 몰고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오직 자신에게서 달콤한 유혹을 주는 대신 현실적으로 자신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빼았아 갈 그 곳으로 말이다.

라스베가스는 꿈과 희망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유혹하는 죄악의 도시(sin town)이다. 나는 그 말을 쓰고 싶지 않지만, 미국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그렇게 부른다. 혹은 좀 더 인생을 윤리적이고, 도덕적이며, 구차스레 남의 눈치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라스베가스는 그 어느 도시보다 분명히 유흥도시(fun town)이다. 사람들이 이 도시를 찾아오는 이유는 단지 무엇인가 자신에게도 굉장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서이다. 도박이 나뿐 줄을 알지만, 한 두 번하는 적당한 선에서 자신들에게 일확천금, 돈벼락이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라스베가스에서 마음대로 즐기며, 또한 사랑의 대상을 찾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며칠의 여행이 끝나고 나면, 그들이 고대하던 일확천금은 말 그대로 일장춘몽이 된다. 저녁마다 멋있게 차려입은 젊은 이들의 모습도 며칠 후면 세상 귀찮은 듯, 부시시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른다. 그래서 라스베가스공항은 언제나 오는 사람은 생기로 번득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물에 빠진 생쥐 모습 그대로다. 그것은 전세계에서 한 사람만이 당선될 수 있는 그런 복권에 자신이 당선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만들어 준 비참함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에게는 그 어떤 꿈이든지 희망이 제시 되어야 한다. 그것이 망상이 아니었으면 하지만, 꿈을 그리워 하는 인간은 파멸을 초래하는 미래를 뻔이 알면서도 그 길을 간다. 성실이라는 단어는 인간에게 자기 제자리를 가르쳐 주지만, 그러나 언제나 인간은 그 성실의 길에서 탈선하고 싶어 한다. 그러니 차라리 인간에게 허황된 망상이 아닌 희망의 기대가 충족되는 일이 절대로 필요하다. 오직 그 길만이 진정한 평안에 도달 할 수 있는 길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삶에 지친 우리 성도들에게 "나는 진정한 희망과 꿈을 나누어 주고 있는가?"하는 물음을 나 자신에게 하게 된다.

#김호환목사 #신학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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