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칠곤 칼럼] 멈춰서 보고 달려라

김칠곤 목사   ©크로스로드 한인교회

남녀가 부모를 떠나 한 몸을 이루기 위해서 결혼(結婚)을 하는 것은 하나님이 만들어 놓은 가정의 시작이며 하나님의 축복을 가정을 통해서 이루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결혼식에 가면 신랑과 신부들이 예뻐 보이며 그들 가운데 축복의 씨의 번영이 주어지고 행복한 결혼의 삶을 살아가도록 결혼식에 참석한 축하객들이 그들에게 축복을 빈다.

필자가 아는 어느 지인의 자녀 결혼식에서 결혼하는 부부에게 목사님 한분이 나와서 그들에게 진심어린 격려사를 해 주셨는데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것은 "멈춰서 보고 달려라(Stop, Look at and Run)"라는 격려의 말이었다.

이 말은 결혼 생활을 할 때 부부간에 수많은 갈등들이 주어지는데, 그 때마다 부부가 서로 참지 못하여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판단하고, 다투지 말고 그런 상황이 주어지면 일단 생각을 멈추라(Stop),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Look at)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라는 말이었다.

나의 자아(自我)를 통제하시는 하나님께 나 자신과 그리고 부부의 사이의 문제의 갈등 해결을 위해 기도로 간구하면 배우자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게 된다. 잠깐 멈추고 나를 보면 상대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 이해 할 수 있고 배우자를 더욱더 아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배우자를 사랑할 뿐 아니라 곧 나를 사랑하는 길이다. 또한 나를 사랑하면 배우자도 나를 사랑한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관계가 부부 사이에서 회복이 된다면 그 부부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힘차게 달릴(Run) 수 있다는 내용의 좋은 격려사였다.

결혼생활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멈춰서 보고 달려라"는 말은 대단이 중요하다. 더욱이 이 말은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누구든 삶에 꼭 필요한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멈춰야 할 때 멈추지 아니하면 나 뿐 아니라 타인에게 큰 손상을 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차를 몰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 운전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일수록 거리마다 멈추라(Stop)는 표지판을 보게 된다. 그 이유는 이것은 사람이 지나가야 하는 곳이기에 운전자의 시야에 사람이 보이든 보이지 아니하든 항상 그곳에서 완전하게 멈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의 심리가 간사하여 아무도 보이지 아니하면 왜 멈추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과 또한 완전히 멈추지 아니하고 슬그머니 달리게 된다. 그리곤 어디선가 그 모습을 본 경찰이 쏜살같이 달려와 교통 법규를 준수하지 아니하는 사람에게 벌금을 부여한다. 경찰이 법규를 지키지 아니한 사람에게 벌금을 부여하는 것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못한 과실에 대한 책임을 부여 하는 것이며, 그 이전에 법규를 무시함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운전자가 해야 할 일은 누군가 나를 보든 보지 않던 상관없이 쉬어야 할 때 반드시 쉬어야 한다는 의미다.

인생의 삶도 이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성공과 승리'라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달려가는데, 그 방향은 제각기 다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달려간다 해도 가정이라는 테두리 가운데 가족의 구성원들을 보고 달려야 하고 그들 중 누군가 힘들어 할 때 일단 멈춰서 그들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가정의 행복은 혼자서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사람의 손을 잡고 같이 달리는 것이며, 하나님이 명령하실 때까지 그 손을 놓지 않는 데서 온다. 그것이 곧 성공한 사람 그리고 행복한 가정이라고 본다.

옛날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들판을 달리다가 가끔씩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곤 했다."고 한다. 이 말은 너무 앞만 보고 빨리 달려서 말을 탄 자기의 몸을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봐 기다려 주는 그들만의 의식이라는 것이다. 가정을 이루는 가장이 자신의 성취와 성공을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 가다보면 아내와 자식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어떻게 따라 오는지 모르고 산다. 나만을 위해 달려가는 것은 가정을 소홀히 하는 것이며 그 사람은 세상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가정에서는 패배한 사람이다.

주변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항상 쉼이 있어야 한다. 가정은 나 혼자만이 가는 것이 아니다. 혜민 스님의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보면 "힘들면 한숨 쉬었다가요. 사람들에게 치여 상처받고 눈물 날 때, 그토록 원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사랑하던 이가 떠나갈 때, 우리 그냥 쉬었다 가요.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친구를 만나 그 동안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말들, 서럽고 안타까웠던 이야기, 조근 조근 다 해버리고"라는 아름다운 말들이 나온다. 멈춰서 가정에 사랑하는 이의 아픔과 삶을 나누고 살아가는 것은 "순간순간 사랑하고,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는 기쁨이다.

가끔 운전을 하면서 새로운 길을 가다보면 동서남북에 대한 지형 숙지를 잘하고 있다 할지라도 PL(Place)이라는 도로를 찾을 때에는 목적지를 코앞에다 두고도 헤매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그럴 때 가장 좋은 것은 멈춰서 내비게이션을 통해 정보를 얻어 지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결혼생활을 하다보면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게 된다. 그때마다 가정의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하나님께 삶의 문제를 물어 보아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 기도를 하는 것이다.

이 말은 무슨 일을 결정하기 이전에 기도하라는 것이다. 기도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드려야 할 가장 값진 일이며 이것은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는 사람도 하나님께 기도하면 자신의 문제를 해결 받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삶 가운데서 기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미담을 보면 " 거친 바다로 나갈 때는 한번 기도하라. 전쟁터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라. 그러나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는 말이 있다.

생활 속에 기도를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결혼생활을 이루며 가정을 꾸려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기도는 삶 속에서 실행되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원만한 결혼 생활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도는 세상의 모든 염려를 주께 맡기며 하나님이 바라는 방법대로 살아가며 하나님을 의존하는 삶이다. 그런데 사탄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의존하지 아니하고 인간의 방법대로 생각하게 하고 인간이 계획한 대로 가도록 그것을 꼼꼼히 계산하도록 충동한다.

사탄이 바라는 것은 나 자신의 방법과 내가 생각한 것대로 모든 것을 결정하며 살아가도록 유혹하고 나를 넘어지게 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없도록 만든다. 행복한 부부의 결혼 생활은 멈춰서 주님을 바라보고 가야만 기쁨으로 오랫동안 서로가 달려 갈 수 있는 것이다.

#김칠곤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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