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협정의 실질적 패자는 이스라엘?…뽀족한 소득 없어

【예루살렘=AP/뉴시스】양문평 기자 = 최근 수주일 동안 국제사회와 이란의 핵관련 협상을 중단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한 끝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제 자신이 너무 결함이 많다고 낙인찍은 합의를 수용하는 외에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됐다.

네타냐후는 이 6개월 협정으로 이란은 핵무기 제조와 관련된 역량은 대체로 손상받지 않은 채 심각한 경제제재로부터는 여유를 갖게돼 다음 단계에서 협상을 좌절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게됐다고 믿고 있다.

그는 24일 각의에서 "오늘날 세계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들을 확보하는 데 중대한 전진을 거둠으로써 더욱 위험한 곳이 됐다"고 역설한 뒤 그 협정은 '역사적 실수'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그 합의에 구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스라엘은 "스스로 자신을 방위할"권리가 있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 함으로써 이란에 대한 독자적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네타냐후는 최근 수년 동안 핵으로 무장한 이란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그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박멸을 시사하는 한편 이스라엘 주변의 반이스라엘 단체를 지원하는 데다 이스라엘에 이르는 사정거리의 미사일을 개발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존립에 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한 핵무장한 이란이 레바논의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에게 '핵우산'을 제공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더욱 대담하게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하도록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협상 타결의 기미가 보이자 네타냐후는 연설과 연설, 회담과 회담을 거듭하면서 세계가 이란으로부터 더욱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도록 촉구했다.

지난주 그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초청하는가 하면 이 합의를 변경시키기 위해 모스크바로 달려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도 했다.

네타냐후는 줄곳 이란과의 협정에서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의 중단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우라늄 농축은 핵폭탄 제조의 전단계이므로 이란으로부터 모든 농축 우라늄도 제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건설중인 플루토늄 원자로도 파괴하도록 주장해왔다.

그러나 합의가 이루어진 마당에서 네타냐후의 주장이 관철된 것은 거의 없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일부 동결시켰지만 핵농축에 사용되는 원심분리기들을 비롯한 다른 시설들은 손대지 않았다.

이 협정의 성패는 이란의 선의와 아직 확립되지 않은 국제적 감시시스템 및 아직 존속될 경제제재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스라엘 국립안보연구소에서 이란의 핵 개발을 담당하는 요엘 거잔스키는 이란의 핵 개발과 관련된 '적선(red lines)'을 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시각차가 있어 협상은 처음부터 이스라엘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모든 핵농축을 위험시하지만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은 한 핵개발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느 것이다.

거잔스키는 이번 협정이 이스라엘에게는 너무 불리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우선 이란이 법을 준수하는 국가로서 공인된 셈이며 이스라엘에게 더욱 불리한 점은 이란이 '핵무기 보유국 전단계의 국가'로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협정 후 미국 관리들은 여러 가지 듣기 좋은 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합의는 첫단계로서 앞으로 계속 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위협을 완전히 근절시키겠다던가 이란에 대한 제재완화는 사소한 것으로 이란이 협정이행에 태만할 경우 더욱 심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것 등이다.

거잔스키는 이스라엘이 그런 말에 현혹되지 않고 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나름대로 국제사회와 이란의 회담에 영향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는 연설,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의 위협 및 막후 외교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회담의 직접 참가국은 아니지만 그 협상자들 다수와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

거잔스키는 이제 이스라엘이 군사적 공격이라는 메인카드를 구사하리라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전세계가 이란과 합석해 악수하고 협정에 사인한 마당에 이스라엘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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