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시스】미 국방예산삭감으로 곤란을 겪은 록히드마틴이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중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WSJ는 한국 국방부가 차세대전투기로 스텔스기능을 보유한 F-35 전투기로 사실상 결정했다면서 2018년부터 40대가 순차적으로 들여오게 된다고 전했다.
저널은 당초 F-35전투기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제외됐지만 스텔스 기능이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고 중국과 일본의 공군력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종이라는 점이 어필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국방부는 차세대전투기사업 예산 78억달러에 유일하게 부합한 보잉의 F15SE를 60대 구매할 계획이었지만 스텔스 기능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지난 9월 철회됐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내년에 F-35를 40대 주문하고 나머지 20대는 별도의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
저널은 이번 물량은 록히드마틴이 목표한 해외판매분의 절반에 해당되며 펜타곤(미 국방부)의 예산삭감으로 인한 어려움을 뚫는 것은 물론, 향후 해외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중대한 개가'라고 평가했다.
또한 록히드마틴이 한국에 대한 입찰제안에서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에 대한 기술지원과 군사통신위성 제작에 도움을 주겠다는 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록히드가 일본과 2016년 F-35를 인도하면서 나고야에 42대의 전투기 조립라인을 세우는 계약을 맺은 사실을 알려 눈길을 끌었다.
F-35의 현 시가는 대당 1억1500만달러이지만 펜타곤과 구입 희망 국가들이 향후 10년내에 7500만달러 이하로 내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예산부족 문제가 펜타곤의 주문량을 줄이고 이에 따른 손실이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35는 록히드의 총 매출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4년간 록히드가 F-35를 연간 50~60대 판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나다는 최대한 65대까지 구입하기 위한 협상을 다시 시작했고 이탈리아도 구입 대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터키와 싱가포르도 구입희망 리스트에 있다.
F-35 개발 예산을 지원했던 영국은 지난해 처음 F-35를 인도받았다. 올 9월엔 네덜란드가 37대를 추가 구입하는 60억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다. 호주는 내년에 아시아태평양국가 1호로 F-35를 받게 된다.
록히드와 파트너인 BAE, 노드롭그런맨,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등은 최근 외부사정이 호전되고 있으며 펜타곤과 비용초과와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협의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록히드와 펜타곤은 향후 2년간 생산량을 두배 이상 늘려 2018년까지 최대 100대까지 공급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저널은 한국이 F-35 선정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보잉(F-15SE)과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유로파이터)이 새로운 고객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지만 보잉은 '(한국과의) 입찰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F-35는 2015년말까지 미 해병대 함정에 탑재되며 2016년부터 공군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