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제보자 "총책 이석기" 증언..오늘 반대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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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6차 공판일인 21일 오후 9시 40분께 내란음모 사건의 제보자가 탄 차량이 수원지법을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이 차량은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검은 막으로 둘러쌓여져 있다.   ©뉴시스

내란음모 사건 제보자 이모씨가 21일 사건 이후 처음 법원에 나와 법정 진술에 나서 지하혁명조직 'RO'의 총책을 이석기 의원으로 지목했다.

이씨는 그러나 RO의 실체와 조직구성, 북한과의 연계성, 국가 전복 시도 등에 대해 묻는 검찰에 추정적 답변만 했을 뿐 구체적으로 진술하거나 객관적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22일 열릴 반대신문에서 변호인단의 집중공세가 예상된다.

◇"2004년 12월 가입...총책은 이석기"

이씨는 이날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열린 이 사건 6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RO에 2004년 12월 정식 가입했으며 지난 5월 비밀회합에서 총책이 이석기 대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재판 내내 이 의원을 '이석기 대표'로 지칭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주체사상을 공부했고 RO에 가입한 후로 지속적으로 '지휘성원'으로부터 사상학습을 받았다"며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이라 조직 결성시기와 조직구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또 "조직원들은 조직명을 부여받게 되는데 한번은 '지휘성원'이 조직명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아냐고 말한 적이 있어 북한에서 내려온 것으로 생각했다. RO와 북한과 연계됐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보통의 상식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조직"이라며 "조직의 결정이 있으면 반드시 따라야 해 지침에 따라 2008년 총선에 출마했고, 광우병 투쟁과 쌍용자동차 투쟁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수원시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사이의 이면합의가 있었다고 폭로했지만 "문건은 파쇄됐다고 들었다"면서 객관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5월 회합서 "물질적·기술적 준비" 지시

이씨는 녹취록과 관련해서도 "이석기 대표가 5·12회합에서 물질적·기술적 준비를 하라고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또 분임토론에서 평택 유류저장고와 혜화 기지국, 철도 등 시설을 파괴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고 했다.

그는 "토론은 시종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모두가 비상시에 목숨을 걸고 무기를 탈취하거나 제조해 통신시설을 파괴하자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시 모임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으며 일부 발언은 농담이라는 피고인들과 통합진보당 측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이씨는 또 이 의원이 마지막 발언에서 "필승의 신념으로 준비하자면서 물질적 기술적 준비는 무궁무진하다. 잘 연구해서 지금 이 시각부터 준비하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말도 했다"고 강조했다.

◇"프락치 아니다" 국정원 매수설 부인

이씨는 수사과정에서 불거진 '국정원 매수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북한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조직원들을 보며 결자해지 마음으로 사건을 제보하게 됐다"며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도박빚을 갚기 위해 경제적 대가를 바라고 국정원에 제보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당구장을 운영하면서 주변 상인들과 카드놀이를 한 것이 와전돼 '프락지'라는 의혹을 받았다"며 "프락치가 아니라는 증거를 낱낱이 대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맹목적으로 북한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보했다"면서 "진보-보수 갈등과 남-남 갈등이 치유되고 국민이 하나로 통합되는 단초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변호인단 "무죄 확신" 맹공 예고

변호인단은 이씨 증언에 대해 "역시나 아무것도 없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변호인단 관계자는 "내란음모 사건이 이씨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사건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밝혀졌다"며 22일 열릴 반대신문에서 맹공격을 예고했다.

이날 검찰은 690개항 107페이지 신문내용을 오전 10시2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소화했지만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은 두배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변호인단은 재판부에 충분한 반론권 보장을 위해 신문기일을 하루 더 잡아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22일 열리는 7차 공판은 오전 녹취파일과 관련한 검찰의 추가 신문에 이어 오후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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