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원로인 방지일 목사(103·영등포교회 원로)가 미국의 한 교계 언론에 "아시아와 한국 교회 역사의 산증인"으로 소개됐다.
20일(현지시각)에큐메니컬뉴스는 지난 10월30일~11월8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기간 동안 진행한 방 목사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에 관한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게재했다.
방 목사는 WCC 총회 기간 6일 열린 한국 교회 기도회 행사에서 설교를 전한 바 있다. 그는 이 설교에서 "최근 모든 교회 행사를 보면 소위 종교 문화 행사가 많이 시행된다"며, "이런 행사들은 문화 행사이기에 복음의 내용이 거의 없다. 개개인의 신앙과 복음을 기초로 할 때 비로소 복음 역사가 드러나는 행사가 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러한 설교 내용을 인용하며, "방 목사는 올해 103세지만 아직까지도 교회를 향한 날카로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방 목사의 개인적 경험과 그의 가족의 역사는 그를 아시아와 한국의 기독교 역사의 살아있는 아이콘으로 만든다"며 "그의 삶과 사역은 20세기 초반의 10년과 21세기 초반의 10년을 모두 아우르며 아시아의 현대 사회 형성을 지켜봤다"고 기사는 밝혔다.
또 방 목사의 조부가 한국에서 최초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이며, 부친은 한국 최초로 신학 교육을 받은 목회자이자 선교사 중 한 명이라며 방 목사의 가족의 역사를 소개했다.
이러한 신앙을 물려 받은 방 목사 개인 역시도 일본 제국주의 침략부터 중국 공산당 혁명, 한국전쟁과 분단, 전쟁 후 가난, 한국의 재건과 경제 성장, 교회의 부흥, 기술 혁명까지의 아시아·한국 역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모두 경험했다.
"방 목사는 이 모든 것들을 직접 경험했으며 그에게는 이 모든 과정이 기독교 신앙 속에서 의미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예로 방 목사는 "일제 시대 교회를 향한 박해가 심각할 때 우리 부모님들께서 독립을 위해 집에서 기도하던 모습을 기억한다"고 인터뷰에서 회상하기도 했다.
방 목사의 과거 10년간의 중국 선교사 시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시절 공산당 당원들은 자주 방 목사의 집으로 찾아와서 신앙을 버릴 것을 강요하곤 했다.
방 목사는 "하루는 그들이 성경책을 찢어서 담배를 만들어 피웠다. 나는 화가 났지만 그들이 (저렇게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호흡하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했고 그들이 내 신앙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방목사는 "그의 오랜 사역 속에는 이 같은 유연성 속의 엄격함이 있다"고 표현하며, 지난 60년 동안이나 매주 월요 성경 공부를 이끌어 왔다고 에큐메니컬 뉴스는 전했다.
아울러 방 목사가 루즈벨트부터 오바마까지, 스탈린부터 장계석 그리고 북한의 김일성 부자에 이르기까지의 역사 속에서 한결 같이 전한 메시지는 그리스도의 은혜였다고 강조했다.
방 목사는 인터뷰에서 "그리스도는 인간이 창조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 그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며, "그 분께서 하나님의 선물로서 우리에게 온 것이며 우리의 할 일은 그를 받아들이는 것뿐이다"고 언급했다.
방 목사가 육적인 장수뿐 아니라 "신앙의 장수(longevity in faith)"를 누리고 있다며, "이는 우리 중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드문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 목사는 인터뷰 중 "나는 죽은 것이나 다름 없는 사람이지만 여전히 하나님 안에서 살아 있다"고 말했다. 에큐메니컬 뉴스는 "이는 아마도 103년을 산 사람이 할 수 있는 신앙의 고백일 것이다"면서 "그는 여전히 기도하고 설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