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전세 지형도가 5년새 재편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대한민국 부동산 1번지로 통했던 강남구가 지고, 그냥 부자동네로만 여겼던 서초구를 필두로 전세 지형도가 재편되고 있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11월2주 기준 수도권서 전세값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서초구로, 평균 5억394만원이다. 이어 ▲강남구 4억5782만원 ▲송파구 4억287만원 ▲용산구 3억8912만원 ▲광진구 3억4810만원 ▲중구 3억3816만원 ▲종로구 3억462만원 ▲성동구 3억146만원 순이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평균 전세값 1위 지역은 부동의 강남구였다. 하지만 강남구 재건축단지들이 재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그 사이 서초구는 래미안퍼스티지를 비롯해 반포자이·반포리체 등을 잇달아 분양하며 강남구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이후 서초구는 1위 자리를 공고히 유지하며 해를 거듭할수록 강남구와 격차를 벌리고 있는 실정이다.
강남3구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송파구는 2008년 리센츠, 잠실엘스, 파크리오 등 잠실 새아파트의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역전세난이 발생, 7위까지 하락했으나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다시 가격을 회복해 3위 자리를 되찾았다.
5년 전 8위였던 양천구는 당시 10위였던 성동구에 앞자리를 내주며 9위로 하락했다. 양천구는 5년새 평균 전세가격이 7665만 원 올랐지만 금호동·옥수동 등 재개발 아파트들이 새로 입주한 성동구의 상승폭은 9725만 원으로 더 컸다.
경기도는 성남시와 과천시가 1·2위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나머지 순위에서는 큰 변동이 있었다.
특히 의왕시는 5년 전 8위에서 올해 3위로, 내손e편한세상·포일자이·래미안에버하임 등 평촌신도시와 가까운 새아파트들의 입주 영향으로 평균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용인시도 7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용인은 신분당선과 분당선 연장선이 2011년 연이어 개통하면서 강남 출·퇴근이 쉬워져 전세 수요자들의 이동이 많았다. 9위에서 6위로 상승한 하남시도 풍산지구 입주가 2008년부터 시작됐는데 점차 입주가 마무리 되면서 전세가 상승폭이 컸다.
10위에서 7위가 된 광명시는 철산푸르지오하늘채, 철산래미안자이, 광명e편한세상센트레빌, 광명두산위브트레지움 등이 2009년부터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세가격이 많이 올랐다.
인천은 상위 3개구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5년 전 1위였던 연수구는 2위, 2위였던 부평구는 3위로 하락했고 3위였던 남동구의 평균 전세가격이 현재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1~3위 평균 전세가격 차이는 393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순위가 다시 뒤바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동구는 논현․한화지구 입주,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 입주, 부평구는 2012년 10월 개통한 7호선 연장 개통이 평균 전세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