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野 제기 문제, 국회서 합의하면 받아들이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제9차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13.11.18.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의 요구 등 야권의 주장과 관련해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합의점을 찾아주면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여야 어느 한쪽의 의견이나 개인적인 의견에 따라 움직일 수는 없다. 국회에서 여야간 합의해주신다면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정치의 중심은 국회이며 저는 국회 안에서 논의하지 못할 주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국회를 존중하기 위하여 앞으로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며 의원 여러분들의 협조를 구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내년 지방선거를 비롯해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도 정치개입의 의혹을 추호도 받는 일이 없도록 공직기강을 엄정하게 세워나가겠다"며 "국가정보기관 개혁방안도 국회에 곧 제출할 예정인 만큼,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주시고 검토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한 것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국민이 행복해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며 "이제 정부와 정치권 모두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길에 함께 나서야 한다. 국민들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정치권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때,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내고 정부의 의지와 사법부의 판단을 믿고 기다려 줄 것을 호소한다"며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검찰과 법원의 처리를 지켜보자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는 내년 지방선거를 비롯해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도 정치개입의 의혹을 추호도 받는 일이 없도록 공직기강을 엄정히 세워가겠다"며 "국가정보기관 개혁방안도 국회에 곧 제출할 예정인 만큼 국회에서 심도있게 논의하고 검토해달라"며 '국정원 자체 개혁안 마련 후 국회 논의' 방안을 고수했다.

또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 주시고 새해 시작과 함께 경제 살리기와 민생을 위한 사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제 때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4대 국정기조를 추진하는데 중심을 두고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며 "국회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주시고 새해 시작과 함께 경제 살리기와 민생을 위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제 때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 4대 국정기조와 관련한 국정운영 방향과 예산안 편성내역 등을 일일이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과 관련,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업종 간 융복합을 저해하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자금과 기술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창조경제 관련 사업 예산으로 올해보다 12%가 증가한 6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는 "창조경제의 토대이자 경제활성화를 위한 시장경제의 기초질서"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정부는 경제 전반에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가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외국인투자촉진 법안, 관광분야 투자활성화 법안,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주택 관련 법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지원 법안 등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법안들이 국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경제살리기 관련 법안의 정기국회 내 통과도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외국인투자촉진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와 1만40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광진흥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만7000여개의 고용이 창출된다"며 "이런 법안들이 제 때 통과되지 못한다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역대 대통령 중 네 번째로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에 나선 박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연설 중간중간 연신 박수를 보냈지만 야당 소속 의원들은 박수 없이 굳은 표정으로 박 대통령을 응시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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