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소나무 재선충을 퇴치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전담인력 배치와 예산 증액을 통한 고사목 전수 조사 및 제거, 항공예찰 강화에 나서는 등 지자체마다 대책 마련을 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경남지역. 올해 35만1천여그루가 말라 죽어 지난해 처리못한 나무 17만9천여그루를 포함하면 고사목은 71만그루에 이른다.
경남도는 이 가운데 약 28%인 20만그루 정도가 재선충 피해목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지역 역시 10월말 현재 재선충병으로 인한 고사목이 18만2천446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고사목 5만9천그루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제주도는 지난달 헬기 항공촬영으로 정밀조사한 결과 제주 전역에 17만5천여그루의 소나무가 고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4월까지는 5만2천여그루가 더 고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경북지역도 올해 10개 시군 654㏊에서 재선충병 피해가 발생해 모두 10만8천300여그루가 고사했다.
포항이 413㏊에서 8만4천600여그루가 말라 죽어 가장 피해가 크고 경주에서도 1만3천400여그루가 고사한 상태다.
부산지역은 재선충 피해로 고사한 나무가 2만8천317그루로 지난해 9천186그루의 3배를 넘어섰고 경기도는 2천163그루가 재선충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지역은 보령 청라면에서 134그루, 전북은 임실군에서 7그루, 충북 충주에서는 4그루가 재선충에 감염돼 비교적 피해가 적었지만 지자체들은 향후 피해 확산으로 이어질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선충 피해 발생지역 지자체는 방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피해가 심각한 경남은 재선충병 긴급방제와 고사목 제거를 위해 예비비 3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84억원의 국비를 요청한 상태다.
특히 방제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상에서는 GPS장비를 활용한 정밀IT조사로 고사목 전수조사를 하고 있고 공중에서는 추가 고사목을 발견하려고 항공예찰을 실시하고 있다.
태스크포스 설치는 물론 피해가 심한 시군에는 전담인력을 배치했다.
방제가 부진한 시군에 대해선 인사발령 조치와 함께 2015년도 산림사업 예산배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강경책에 나섰다.
또 피해 소나무 무단이동을 막기 위해 단속 초소를 8곳에서 18곳으로 늘리고 단속 인원도 116명까지 보강했다.
지난 9월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한 제주도도 한라산보호구역·산천단 곰솔 등 주요 문화유적지 등을 중심으로 고사목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바람이 많은 지역 특성상 전파감염 위험이 있는 훈증이나 소각이 아닌 전량 파쇄방식으로 고사목을 처리할 예정이다.
경북 역시 현재 가동 중인 예찰방제단 149명, 예찰조사요원 45명 외에 필요 인력을 보강하고 피해가 가장 심한 포항시에는 별도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부산도 피해가 가장 큰 기장군에 재선충 방제용도의 국비 7억원과 예비비 4억원을 투입해 5개 방제업체인력 70명으로 이달 말까지 고사목을 제거하도록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내년 3∼4월 피해가 확산될 것에 대비, 산림청에 인력과 예산 추가지원을 신청한 상태"라며 "재선충 청정지역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고사목 제거와 함께 대대적인 방제작업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6개 시·군에서 재선충 감염이 처음으로 확인된 경기도는 최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감염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천지역은 역학조사 결과 감염지역 인근의 주택 화목 난로용 땔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산불이 빈번한 시기와 재선충 감염이 맞물려 지자체가 인력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산불 예방에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재선충까지 겹쳐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철저한 감시와 확실한 방제로 재선충병 확산을 막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른 지역도 예찰활동과 방제작업을 병행하며 감염 소나무의 반출을 엄격히 막고 있으며 재선충병 예방효과가 뛰어난 살선충제인 아바멕틴을 주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