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디니 목사, 인권 탄압 극심한 감옥으로 이송돼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강력범들과 같은 방 쓰며 약품과 담요 공급도 금지된 상태
사에드 아베디니 목사. ⓒ미국법과정의센터(ACLJ).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기독교 사역을 했다는 이유로 복역중인 사에드 아베디니(Saeed Abedini) 목사에 대한 인권 탄압이 최근에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법과정의센터(ACLJ)가 14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란계 미국인인 아베디니 목사는 이란에서 고아들을 위한 사역을 해 왔으나 1년여 전 이란 법정에서 국가 보안 위협 혐의로 8년형을 선고 받고 노동수용소인 에빈(Evin) 감옥에서 복역하던 중 최근 라자이 샤흐르(Rajaï Shahr) 감옥으로 옮겨졌다.

라자이 샤흐르 감옥은 넘쳐나는 재소자 수로 인해 위생과 환경 수준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던 시컬로우 ACLJ 대표는 "이러한 환경은 에빈 감옥에서 가해진 고문과 구타로 인해 쇠약해진 아베디니 목사의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아베디니 목사는 현재 다섯 명의 폭력 전과자들과 좁은 방에서 어렵게 지내고 있으며, 에빈 감옥에서 제공 받던 의약품마저도 공급이 끊긴 상황이다. 이에 아베디니 목사의 아버지가 치료약과 담요를 전달하려 했으나 감옥측이 반입을 금지했다고 시컬로우 대표는 밝혔다.

샤흐르 감옥은 5천 명 규모로 지어졌으나 현재는 적정한 수용인원의 네 배 이상인 2만2천여 명이 수감되어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의 보고에 따르면 샤흐르 감옥의 재소자들은 영양 결핍과 신선한 공기와의 제한적 접촉, 개인 위생 저하로 인해서 각족 전염 질환에 노출되어 있다.

네덜란드 외교관인 로스 비젠은 2005년 그의 관련 보고서에서 "라자이 샤흐르 감옥은 인간이 인간이기를 포기하게 만든다"고 고발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감옥에서는 양심수들이 살인범이나 강간범들과 같은 방에 수감되어 공격을 당하고 목숨을 잃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CLJ는 아베디니 목사의 샤흐르 감옥 이송 소식을 접한 직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그를 구조하기 위한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청원서는 "아베디니 목사는 재소자들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 사라지거나 살해되는 죽음의 감옥으로 이송됐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그의 자유를 위해 즉각적이고도 결단력 있는 외교 행동을 보여줄 것을 촉구하자"고 밝히고 있다. 이 청원서에는 현재 21만여 명이 온라인 서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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