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진경산수화로 이름을 떨친 화가 겸재 정선의 맥을 이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한 수묵화가의 작품 전시가 눈길을 끈다.
겸재 정선의 후예를 자처하며, 전통실경산수화를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는 야동(野童) 오광석(49) 화가의 두 번째 스케치 개인전이 지난 13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서울 인사동 조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실제 오 화가는 미술 전공이 아닌 공학도로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했지만 가정 형편과 여의치 않은 사정으로 포기했었다.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과 동시에 그림수업을 홀로시작하며, 우리나라 산과 들을 찾아다녔다.
오 화가는 수묵화를 그린지 20여 년을 훌쩍 넘은 지난 13일 두 번째 전시를 갖게 됐다. 그는 거의 홀로 자연을 스승삼아 요즘 젊은 세대가 외면한 전통실경산수를, 겸재 정선의 맥을 잇기 위해 사시사철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사생을 다녔다.
13일 오후 6시 조형갤러리 오프닝 행사에서 만난 오 화가는 "자연을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나름의 눈으로 그림을 다듬어왔다"면서 "앞으로 현장감을 살리되 현대감각을 가미한 수묵 산수를 추구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이날 작품을 관람한 임기연 액자 작가는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오 화가는 추우나 더우나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산을 찾았다"면서 "추운 겨울날 산에서 작업을 하면서 수묵이 얼면 소주를 부어 녹여 그림을 그리는 열정적인 화가"라고 밝혔다.
김구환 조각가는 " 작가는 휴일만 되면 쉴틈 없이 전국 방방곡곡 산과 들을 찾아 다니며 수묵 스케치 작업을 해 왔다"면서 "부부가 함께 같은 곳에 가 같은 작업을 하면서도, 서로 다른 의미의 작품을 표현해 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그는 설악산, 월악산, 북한산 등 우리나라 유명한 산은 가보지 않는 곳이 없다. 이번 작품들은 설악산 천당폭포, 덕주산성, 을왕리, 소금강, 청암정, 충주호반 등 자연 환경을 보고 아주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특히 아내 장정덕 화가와 함께 수묵화만을 고집하는 부부화가로도 주변에 잘 알려져 있다. 이날 같은 전시장 다른 부스에서는 아내도 장정덕 화가의 '두번 째 나들이' 수묵 스케치 그림도 선보였다.
오광석 화가는 지난 2007년 수묵 스케치 개인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수묵 스케치 개인전이다. 4인전, 단체전, 기획전 등 여러 그룹전에도 작품을 전시했다. 현재 한국미협, 산채수묵회, 구상회, 미래사생회, 청품회, 안양일요화가회 등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