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주해 묵상]하갈, 고통을 들으신 '야훼'를 '살피시는 하나님'으로 부르다

본문: 창 16:1-16

♦오늘의 말씀

이에 사래는 당시 관습법에 따라 여종 하갈을 통해 후사를 낳는 방책을 도모한다(1-3절).아내는 남편이 무자할 때 여종으로 하여금 씨받이 첩이 되게 하고 거기서 낳은 자녀를 자기 자녀로 취한다. 그런데 만일 이 일로 인해 여종이 아내와 동등됨을 취하게 되면 여종은 내어쫓김을 당하거나 지위가 격하된다(함부라비 법전, CH146).

아브람은 관습법에 따른 사래의 말을 그대로 따른다. 둘 다 약속을 받은 자이나 믿음이 아닌 관습대로 행한다. 신앙과 무관한 관습대로 행하였으나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사래의 예상대로 하갈이 임신을 하였다. 그런데 그 일로 여주인 사래를 멸시하였다(4절). 그러나 사래는 당시의 관습대로 하갈의 지위를 박탈한다.

"당신과 나 사이에 여호와께서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5절) 사래의 말은 하갈을 내어 쫓음으로써 여주인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회복시켜달라는 청구이다. 아브람은 사래의 말을 따라 자기 자식을 잉태한 하갈을 내어 쫓는다(6절),

아브람은 말씀을 듣기보다 관습법을 따른 사래의 말을 듣고 행동한다. 약속하신 하나님이 10여년씩이나 침묵하시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해서였을까! 한 때 말씀만을 따라 본토 친척 아버지의 집까지 떠났던 아브람의 신앙은 이제 희석되고 말았다. 결국 약속받은 자가 인간적 방식으로 약속을 이루려한 불신앙은 쓰디쓴 열매를 낳는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어지는 하나님의 역사이다. 약속을 받은 아브람과 사래에게는 침묵하신 하나님이 이방여인이자 여종인 하갈에게 나타나신다.

이어서 그녀가 낳을 아이의 이름과 그의 운명을 정하시고 그녀를 위로하신다. 임신한 하갈은 아들을 낳을 것인데 그 이름을 이스마엘(히, 하나님이 들으신다)이다. 이는 여호와(히, 야훼)께서 그녀의 고통을 들으셨기 때문이다(11절).

하갈은 자기에게 말씀하신 야훼 이름을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엘 로이)로 부른다. 그 하나님을 만난 자리를 '브엘라해로이'(나를 살피시는 살아계신 이의 우물)라고 칭한다(14절).

여기 고난 받는 자를 살피시고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천사는 고난당하는 자를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표상한다. 하갈이 비록 언약백성과 무관한 이방여인이지만 하나님은 만물 위에서 역사하시며 그녀를 살피시고 위로하신다. 하나님은 하갈에게 언약의 하나님인 '야훼'로 나타나셨다.

그런데 하갈은 그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 언약의 하나님, 참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야훼 로이'가 아니라 자기가 믿는 신의 이름을 따라 '엘 로이'로 부른다.

하나님은 한 분 아버지이시며 만물 위에 계시는 야훼 하나님이시다. 만물에 속한 모든 신(엘)은 그 하나님께 종속된다. 하갈이 알지 못하고 부른 하나님이 이름, 엘은 곧 야훼가 되는 것이다.

하갈은 야훼 하나님의 약속받은 이의 불신앙으로 상처입고 고통당한 여인이다. 그가 아는 하나님은 참 하나님은 아니나, 참 하나님은 그를 알고 있다.

만물 위의 하나님이 계시되기까지 사람들은 그를 '알지 못하는 신'으로 부르고 섬긴다(행 17"13). 그들이 회개하고 돌아오기까지 하나님은 그들의 삶에 역사하신다.

참 하나님을 믿는 자의 불신앙에는 침묵하시는 하나님...그런데 그들로 인해 상처입고 고통당하는 이들을 하나님은 살피시고 위로하시고 보호하신다. 그들의 삶을 주관하시고 번성케 하시며, 참 하나님을 알기까지 오래 참으시며 자비를 베푸신다.

♦묵상 기도

아버지...
당신의 때와 기한을 기다리지 못해 무시로 인간적 시도를 하는 자입니다.
하나님의 방식을 의심하며 나의 방책을 도모하는 자입니다.
사람들의 그럴듯한 방책에 귀를 기울이는 자입니다.
말씀과 본성, 성령과 육신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자입니다.
하나님을 저항하는 자기주장 의지는 하늘을 찔러 결국 결행하고 맙니다.

아버지...
약속받은 자의 불신앙이 가져온 쓰디쓴 열매를 마십니다.
나로 인해 상처입고 고통하는 이들이 참 많습니다.
나는 진리를 안다고, 참 하나님을 안다고, 언약의 하나님 야훼를 안다고 주장합니다.
저들은 내가 아는 참 진리를 모른다고 변호합니다.
그러나 저들이 비록 참 하나님을 알지 못해도 하나님은 저들을 변호하십니다.
저들의 광야에서 울부짖을 때 찾아가십니다. 살피십니다.

오, 아버지...
저들을 살피시는 야훼 하나님이시여!
저들이 비록 '엘 로이'로 부를지라도 저들을 살피소서. 돌보아주소서.
그들 중에 다수는 나의 사랑하는 이들입니다.
이제는 내가 범접할 수조차 없이 된 이들입니다.
이 새벽, 저의 눈물을 받아주소서. 저들을 살피시고 위로하시고 돌보아주소서.
주여 저들을 향한 나의 눈물을 받으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서형섭목사 #말씀묵상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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