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사건 관련 부적절한 수사 지휘 논란을 일으킨 조영곤(55) 서울중앙지검장이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조 지검장은 이날 오후 별도로 낸 '사직의 말씀'을 통해 "후배 검사들이 징계처분을 받는 상황에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해 하는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 없다"며 "이 사건 지휘와 조직기강에 대한 모든 책임을 안고 검찰을 떠나고자 한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검찰 수사를 둘러싸고 잡음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서는 조 지검장은 "국민과 검찰가족 여러분들께 깊은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직접적인 사과를 표했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 불거진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선 종전처럼 선을 그었다.
그는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법과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부당한 수사 외압이나 지시 등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수사의 순수성 및 절차적 정당성은 실체적 진실발견과 함께 정의를 실현하고 인권을 수호하는 요체라는 신념에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은 결코 흔들림 없이 남은 수사와 공판에서 국민 여러분께 한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마무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정원 사건을 둘러싸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이어 조영곤 중앙지검장이 중도 하차하면서 검찰 안팎의 이목((耳目)이 쏠리고 있다.
채 전 총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적용을 놓고 현 정권과 이견을 보여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다 사직했고, 조 지검장은 지휘라인의 최고 책임자로서의 처신이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