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트랜스 지방 안전하지 않아" 사용금지 추진

미주·중남미
식품·의료
국제부 = 이지희 기자
jhlee@cdaily.co.kr
트랜스 지방이 미포함된 식품의 영양성분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랜스 지방에 대한 사용금지 방안을 추진한다.

FDA가 트랜스 지방이 안전하지 않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DA는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한 해 심장마비 환자 2만명, 심장질환 사망자 7000명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FDA는 이날 "과학적 근거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트랜스 지방이 음식에 사용하기에는 안전하지 않다는 잠정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FDA는 앞으로 60일간 트랜스 지방 사용을 금지하는 잠정 결론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트랜스 지방은 액체 상태의 불포화지방을 보관하기 쉬운 고체상태로 만들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감자튀김과 팝콘의 바삭바삭한 맛과 케이크의 부드러운 질감은 모두 트랜스 지방 때문이다. 트랜스 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뿐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 수치 까지 낮추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불포화지방보다 더 해롭다.

이는 지방조직 내에 축적되어 지방대사를 원활하지 못하게 하며, 적혈구나 미토콘드리아 등의 기능을 감퇴시킨다. 이로 인해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동맥경화증, 관상동맥심장질환(CAHD), 암, 당뇨병, 알레르기 증상 등이 발병할 수 있다.

마거릿 햄버그 FDA 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에서는 지난 20여년간 해로운 트랜스 지방의 사용이 줄었지만 여전히 공공 보건에 대한 심각한 우려로 남아 있다"면서 "오늘 발표는 트랜스 지방의 잠재적 위험에서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FDA의 이 같은 방침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트랜스 지방은 '식품 첨가제'로 분류돼 규정에 따른 허가 없이는 식품에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다만 FDA는 관련 업계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트랜스 지방을 식품에 첨가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성분을 조정할 수 있는 준비 기간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뉴욕시는 2007년부터 식당에서 트랜스 지방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FDA는 2006년 식품업체에 대해 트랜스 지방 사용 여부를 제품에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00년 71만 9159t이었던 미국의 트랜스 지방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해 올해 22만 203t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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