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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 '곽 교육감 힘내세요'
(서울=연합뉴스) 곽노현 교육감이 검찰에 소환된 5일 오전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 곽 교육감 지지자들이 응원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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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단일화 뒷돈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는 5일 곽노현 교육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이날 오전 11시 서초동 서울검찰청사에 출두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잠시 포즈를 취했지만 2억원의 대가성과 돈의 출처 등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런 언급 없이 변호인과 함께 곧장 9층 조사실로 향했다.
출석에 앞서 곽 교육감은 교육청을 나서면서 "선의가 범죄로 곡해되는 것에 대해 저의 전 인격을 걸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검찰조사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곽 교육감은 작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 같은 진보진영 후보인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가 사퇴하는 조건으로 금품과 자리를 주기로 약속하고 실제로 2억원과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자문위원직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심야까지 곽 교육감의 조사를 마무리하고 일단 귀가시킨 뒤 6일 중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7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중 조사가 끝나지 않을 경우 신병확보 차원에서 곽 교육감을 일단 긴급체포한 뒤 6일 추가 조사를 벌여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곽 교육감에게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매수 및 이해유도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죄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어 유죄가 확정되면 선거법에 따라 교육감 직위를 상실하게 된다.
검찰은 곽 교육감을 상대로 박 교수에게 올해 2~4월 6차례에 걸쳐 건넨 2억원의 대가성과 돈의 출처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이 돈이 후보 사퇴의 대가였다는 박 교수 진술과 양측 캠프 인사들 사이에 오간 대화 녹취록, 박 교수가 정리해둔 문건 등을 들이밀며 곽 교육감을 압박하고 있다.
검찰은 박 교수에게 건넨 2억원이 곽 교육감과 부인, 처형 등이 마련한 순수 개인자금인지, 판공비와 교육청 특수사업비, 선거비용 잔금 등 공금 성격이 뒤섞여 있는지도 캐묻고 있다.
특히 검찰은 작년 5월18일 양측의 후보단일화 공식 협상이 결렬된 직후 곽 교육감 측 회계책임자 이모씨와 박 교수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양모씨가 '이면합의'를 한 사실을 곽 교육감이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신문하고 있다.
곽 교육감은 검찰에서 대가성, 이면합의 보고 등과 관련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면합의 사실을 곧바로 보고받지 못했다. 10월쯤엔가 알게 됐지만, 그대로 있다가 올해 초 박 교수가 자살까지 생각하는 등 사정이 절박하다는 걸 전해듣고 선의 차원에서 돈을 전달한 것뿐"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2억원의 출처에 대해서도 부인과 처형이 개인적으로 마련해준 돈일 뿐 교육청 공금이나 사업비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대가성을 비롯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수감 중인 박 교수를 불러 대질조사를 벌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