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울=뉴시스】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저녁 런던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으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만찬은 3시간 넘게 진행됐는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직접 만찬장을 꼼꼼히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킹엄궁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비스 준비상황과 메뉴, 테이블 세팅, 마이크 작동 상황 등 모든 사항을 일일이 점검하신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인 필립공(에든버러공)과 함께 만찬장인 볼룸(Ball Room)에 입장했다. 박 대통령은 주황색 저고리에 연분홍색 치마의 한복을 입고 나왔다.
특히 만찬에 앞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받은 '바스 대십자 훈장(Grand Cross of the Order of the Bath)'을 메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훈장은 여왕이 국빈방문한 나라의 국가원수나 영국을 국빈자격으로 방문한 외국 정상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외국인에게 수여 가능한 영국 최고훈장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국빈만찬의 '드레스코드'는 연미복, 이브닝드레스, 전통의상 중 하나를 입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을 제외한 여성들은 이브닝드레스를, 수행원을 비롯한 남성들은 연미복을 입었다.
만찬장에는 30여m에 달하는 'ㄷ'자 모양의 테이블이 놓였는데 정중앙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자리가 마련됐으며 그 왼편에는 필립공이, 오른편에는 박 대통령이 앉았다.
여왕이 앉은 자리를 중심으로 테이블 위에는 장미 등 꽃장식이 길게 놓였다. 또 분홍색과 주황색 꽃을 가득 채운 스탠드가 테이블 곳곳에 놓여 만찬장 전체를 꽃향기로 채웠다.
여왕의 맞은 편 벽에는 대형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돼 있으며 2층에는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위한 무대가 마련됐다. 오케스트라는 만찬 중에 비발디 콘체르토 작품 3번,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등 16곡을 연주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프 공연도 펼쳐졌다.
만찬 메뉴로는 에피타이저로 채소 크림 소스를 곁들인 바다 송어 요리에 이어 메인 요리로 포트 소스를 곁들인 칠면조구이였으며 감자 요리, 양배추쌈, 각종 가을야채, 배와 초콜릿 푸딩 등도 나왔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우리측에서 윤병 외교·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공식수행원 10명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기업인들과 송광호·김진태 의원 등 특별수행원까지 26명이 참석했다.
영국측에서는 여왕의 삼남인 에드워드 왕자 내외와 앤 공주 부주, 여왕의 사촌인 글로스터 공작 부부 등 14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