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의 핵심적 주제의 하나인 '일치'에 관한 전체회의가 5일 부산 벡스코(BEXCO)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의와 평화를 이룩하기 위한 여정'으로서의 일치의 비전이 소개되고, 이 같은 여정을 향한 새로운 헌신을 촉구했다.
회의는 진행자와 발제자들이 일치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에 따라 기도와 묵상을 인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WCC 유럽지역 회장 메리 태너 박사(신앙과직제위원회 전 위원장)는 "우리의 총회 주제는 일치와 창조의 회복과 보존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며 "일치를 위해서는 정의와 평화가 요구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태너 박사는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아름다운, 그러나 아픔을 겪고 있는 창조 세계 속에서 일치를 위해 함께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성공회 마크 맥도널드 주교(WCC 일치 성명서 작성위원) 또한 "오늘날 우리는 강한 자들과 가진 자들이 만들어낸 억압과 착취가 모든 창조 세계에 만연한 것을 본다"며 "이러한 시대에 일치는 사치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명이 파괴되는 오늘날 현실에 응답하기 위해 우리는 일치를 필요로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더 많은 용기와 비전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이며, 우리는 하나님의 진리 안에서 지혜를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남아프리카연합회중교회 앨리스 파비안 박사(WCC 일치 성명서 작성위원)는 "일치는 우리가 하나된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것"이라며 "이 세상은 우리가 다양성을 갖고도 분리되지 않는 세상"이라고 설명했다.
파비안 박사는 "이러한 일치를 추구하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이기적 욕구를 내려놓게 하기에 어려운 도전"이라면서 "그러나 궁극적으로 일치는 은사이며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비전은 이번 총회에서 채택될 WCC 일치 성명서 '하나님의 선물과 일치로의 부르심, 그리고 우리의 헌신'의 기반을 이루는 내용으로, 이 성명서는 당초 일치 회의에서 공개될 계획이었지만 마지막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 6일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성명서는 WCC 신앙과직제위원회가 앞서 의견 수렴용 문서로 작성하고 공개한 '교회: 공동의 비전을 향하여'의 내용을 바탕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서는 '서로 다른 전통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정의와 평화를 위해 봉사하고 연대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사'라고 고백하고 있으며, '분열된 교회가 어떻게 공동체적 친교를 통해 가시적 일치를 이루고 세상 안에서 세상을 위한 존재로 살아가라는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신학적 토대를 제공하는 동시에 실제적이고 활발한 참여를 요청하고 격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