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소비심리 106P… 17개월만에 최고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을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17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3.3%까지 오른 가운데 경제 훈풍이 수출에서 내수로 확산되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경기회복세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10월 CSI는 전월보다 4포인트 오른 106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월(106)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5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CSI는 지난달 경조비 등의 지출 부담이 큰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하락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급등한 것이다. CSI는 현재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지수로 만든 것이다.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지난 10년간 평균과 비교해 경제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9월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소비자 심리가 상승 추세를 회복한 것"이라며 "소비자 심리가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향후 6개월 후 소비 전망을 보여주는 소비지출전망 CSI가 전월보다 4포인트 상승한 109로 크게 개선되면서 민간소비 확대에 따른 내수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구체적으로는 가구의 필수지출 항목들인 의료·보건비 지출전망 지수가 112로 전월보다 5포인트 상승했으며 교육비 지출전망 지수도 104로 전월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올 1분기 외래치료 관련 지출이 2.2% 감소하는 등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으며 허리띠를 졸라매던 가구들이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필수지출부터 다시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또 의류비 지출전망이 102로 올 들어 처음으로 기준치를 넘어섰으며 경기회복기에 늘어나는 외식비와 여행비, 문화비 지출전망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9월 들어 일본 방사능 우려에 따른 식료품 매출 부진으로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줄었지만 백화점 매출은 2.8% 늘었다.

특히 백화점 매출은 명품이나 취미생활 용품과 관련한 고가품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의 명품관 에비뉴엘의 매출은 8월 14.4% 증가하면서 올 들어 처음 10%대를 기록했다. 50만∼90만 원대 고급형 커피머신은 올해 1∼9월 32% 늘어 가격이 낮은 일반 제품(6%)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부자들이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3분기 민간소비가 전 분기보다 1.1% 증가한 데 이어 소비심리도 크게 개선됨에 따라 민간 부문의 회복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개월째 이어진 경상수지 흑자 행진 등 대기업 중심의 수출 호조에도 가계부채에 억눌려 좀처럼 냉기가 가시지 않았던 민간소비에 본격적인 훈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도 당초 정부가 세웠던 목표인 2.7%를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25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수 증가에 힘입어 한국은 앞으로도 전 분기 대비 1%가량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심리지수(C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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