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6년 전 종교개혁 정신, 오늘날 한국교회도 계승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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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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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한국루터회 종교개혁 기념예배 거행…"오직 믿음·오직 은총·오직 성서" 강조
종교개혁주일인 27일 오후 서울 용산 중앙루터교회에서 종교개혁 496주년 기념예배가 드려졌다.   ©장세규 기자

"오직 믿음만으로, 오직 은총만으로, 오직 성서만으로"

1517년 10월31일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1483~1546)가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 등 각종 문제점을 지적한 '95개조 반박문'을 독일 비텐베르크의 교회 정문에 붙이며 강조했던 종교개혁운동의 '3대 원리'이다.

이를 기념해 종교개혁주일인 27일 오후 5시 루터의 뜻을 온전히 따르고자 힘쓰는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장 언현섭)가 서울 용산구 후암동 중앙루터교회에서 '종교개혁 496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최한얼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념예배는 전류리루터교회 전의영 목사의 기도로 열렸다.

전 목사는 "496년 전 마틴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으로 종교개혁의 시작을 알렸듯 오늘 한국교회도 종교개혁의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이제는 교회가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희망의 대상이 되게 하고, 분열과 비난의 자리가 아니라 하나됨과 기쁨의 자리가 되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엄현섭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장세규 기자

총회장 엄현섭 목사는 '종교개혁의 원동력'(딤후 3:14~17)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오늘날 교회의 병폐는 세상의 가치를 쫓는 '세속주의'에 있다"고 진단하며 "496년 전 루터 박사의 종교개혁 당시의 '오직 성서만으로'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 총회장은 "루터 박사는 '내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하면 의롭다 인정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의롭다고 인정받기 위해 그시대의 모든 방법을 따라해 봤지만 어떤 수도원의 방법으로도 의롭다 인정받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루터 박사는 성경의 로마서를 읽고 의롭다 함을 받는 방법을 알게 됐다. 그것은 바로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1:17)는 구절과 오늘 본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엄 총회장은 특히 "중세에는 성경과 함께 교회의 전통, 즉 유일한 성경 해석자로 교황을 교회의 기준으로 삼았지만, 루터는 '성경의 해석법은 성경이 제공한다'고 맞서며 '오직 믿음만으로, 오직 은총만으로, 오직 성서만으로'라는 답을 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교개혁자들이 종교개혁의 원동력을 성서에서 찾았듯이 한국 교회의 갱신도 '긍정의 철학'이나 '세속주의'로는 불가능하다"면서 큰 교회만 추구하고 헌금만 많이 하고 선교사 많이 파송하면 된다는 소위 '1등주의'와 '직통계시', '열광주의' 등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27일 기독교한국루터회가 종교개혁 496주년 기념예배 드리는 가운데 성찬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장세규 기자

끝으로 엄현섭 총회장은 "이런 것들은 교회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다. 말씀과 성례전을 바탕으로 신앙생활을 중심 삼는 것, 성경을 중심으로 생활해야 한다"면서 "성경을 원동력으로 신앙생활을 할 때 루터회 교회 뿐 아니라 모든 한국교회가 갱신될 수 있을 것이다"고 역설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 김철환 신임 총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장세규 기자

설교 후 성찬의식이 진행됐고 이홍렬 목사의 축도에 이어 다음달 취임하는 신임 총회장 김철환 목사(베델루터교회)가 인사말을 전했다.

김 신임 총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두렵다"며 "성실(誠實)·신실(信實)·진실(眞實)의 '삼실(三實)'로 교단을 투명하고 순결하게 이끌겠다"는 각오와 함께 "남에게는 관대하겠지만, 자신에게는 성실이란 잣대로 정진하겠다. 교단 내적으로는 루터의 영성이 회복되었으면 좋겠고, 외적으로는 5천 루터란을 1만 루터란으로 부흥토록 하겠다"고 교단 운영 방침을 전했다.

한편, 엄현섭 현(現) 총회장과 김철환 신임 총회장의 이·취임식은 다음달 4일 오후 2시 경기도 용인 소재 루터대학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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