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기획위원회가 주최하고 생명평화마당이 주관한 'WCC 경제정의신학 세미나'가 21일 열렸다.
이날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에서 '경제 정의'를 주제로 열린 이 날 행사에서 한신대 강원돈 사회윤리학 교수는 'WCC와 한국교회의 경제정의 운동'(WCC 문서 '만물을 위한 생명과 정의와 평화 - 행동의 촉구'를 중심으로)이란 제목으로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했다.
만물을 위한 생명과 정의와 평화(Economy of Life, Justice and Peace for All, 이하 '문서')는 지난해 8월28일~9월5일까지 크레타 콜륌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WCC 중앙위원회가 채택한 문서로서 이번 WCC 제10차 부산총회의 공식문서들 가운데 하나로 쓰이게 된다.
강원돈 교수는 문서에 대한 분석과 평가에서 "오늘의 한국 사회는 보다 정의롭고, 보다 민주주의적이고, 보다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매우 엄중하고 다양한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확대, 생태계 안정과 건강의 회복이다"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 "대자본과 중소자본 사이의 억압적이고 수탈적인 갑을(甲乙) 관계를 바로 잡는 일로 여겨지고 있지만, 본래적인 의미의 경제민주화는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모순에서 비롯되는 자본과 노동의 경사진 권력관계를 역동적인 제도적 균형관계로 전환하는 일"이라면서 "빈익빈 부익부 문제를 포괄적으로 언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복지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보편적이고 전면적이고 최대한의 복지를 구현하기 위해 급진적인 복지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연한 시민권 인정에 바탕을 둔 기본소득 제도의 도입을 한국교회의 사회적 의제로 삼아야 한다"면서 "WCC도 이 논의를 시작해 지구적 차원에서 기본소득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생태계 안정과 건강에 대해서는 "사회적 가난과 생태계 위기가 '동전 양면'처럼 결합되어 있고, 사회적 가난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생태계와 경제계의 에너지-물질 교환 관계를 극도로 교란한다는 것을 인식할 때, 비로소 인류는 만물이 서로 바른 관계들을 맺는 가운데 생명의 충만함을 누릴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강원돈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성공회대 김은규 교수가 '경제정의의 성서적 근거'를, 감신대 김정숙 교수가 '여성신학의 입장에서 본 경제정의'를, 기사연 김영철 박사가 '개혁신앙과 경제정의'을, 중앙대 김연명 교수가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과 경제정의' 등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고, '한국교회와 경제정의'를 주제로 현장토론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