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2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결산일이 6~12월인 46만4425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1%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통계 편제 이후 최저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4.6%)보다도 악화된 것이다.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률은 3.4%로 전년(3.7%)보다 0.3%포인트 낮았다.
신은미 기업통계팀 과장은 "국내외 경기 부진 여파로 기업들의 성장세가 축소된 탓"이라면서 "특히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매출원가 비중이 커졌다"고 전했다.
조사대상 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년(12.2%)보다 7.1%포인트 줄어든 5.1%였다. 이는 2009년의 2.6% 이후 가장 낮다.
전기전자(2.3%→11.7%)와 비금속광물(1.7%→2.6%) 제외한 13개 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이 모두 둔화됐다.금속제품(18.2%→-2.6%)과 조선(4.5%→-2.2%)이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섬유·의복(13.3%→2.8%)과 석유·화학(25.5%→3.2%), 자동차(19.8%→3.5%) 등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판매관리비 비중은 2011년 95.5%에서 95.9%로 0.04%포인트 높아졌다.
기업의 총자산증가율도 9.6%에서 5.1%로 내렸다. 통계가 작성된 2002년(4.2%)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유형자산증가율은 6.5%로 전년도(9.2%)보다 2.7%포인트 하락했다.
기업의 현금 흐름은 다소 개선됐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147.6%로 전년도(152.7%)보다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도 32.2%에서 31.9%로 떨어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보다는 대기업의 지표가 더 악화됐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대기업이 2011년 5.3%에서 4.7%로 0.6%포인트 떨어졌다.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률(4.6%→4.0%)의 하락폭은 0.6%포인트였다. 반면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전년도와 같은 3.1%였고, 세전순이익률(2.2%→2.4%)은 오히려 0.2%포인트 나아졌다.
성장성의 경우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13.1%→5.0%)과 총자산증가율(10.0%→4.5%)은 각각 8.1%포인트, 5.5%포인트 축소됐다. 반면 중소기업의 매출액증가율(10.6%→5.3%)과 총자산증가율(8.5%→7.0%)은 대기업 보다 낮은 5.3%포인트, 1.5%포인트에 그쳤다.
신 과장은 "중소기업의 사정이 나아졌다기 보다는 대기업이 경기 부진의 타격을 더 많이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