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몸이 더 불편하지만 손수 나의 머리를 감겨주는 천사 같은 아내, 고맙고 사랑합니다"
자신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뇌병변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지체장애인 채찬병(49) 씨의 헌신적 사랑이 감동을 주고 있다.
채씨는 지난 17일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중앙회장 김광환)가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한 '2013 전국중증장애인배우자초청대회'에서 '장한배우자상(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채씨는 젊은 시절 프레스기에 손이 끼는 사고를 당했다. 바로 수술을 받았지만 두 손과 한 팔을 잃었고 1급 지체장애인이 됐다.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지금의 아내를 만나 행복을 되찾았다.
첫 눈에 반한 아내와 결혼까지 골인한 그는 운전면허 취득에 도전했다. 걷지 못하는 아내에게 세상구경을 시켜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의 도전에 주변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아내를 생각하며 자동차 핸들을 돌리고 또 돌리며 면허 취득에 성공했다.
토끼 같은 세 아이도 얻었다. 손이 없는 아빠, 걷지 못하는 엄마가 세 아이를 키우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지도, 함께 놀아주지도 못했다. 부모로써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킨 적도 많다.
아내와 함께 한지 어느덧 20여년. 아이들은 어느새 자라 아빠의 손을 대신해 머리를 감겨주고 엄마의 다리를 대신에 마트에 간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세상에 대한 원망을 키우기보다 아내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채씨는 아내와 함께하는 순간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