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0km로 달리는 KTX 제동장치 관련 부품 등을 납품하면서 재고품을 신품으로 가장한 업자와 뇌물을 받아 챙긴 한국철도공사 직원 등 14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신응석)는 15일 국내에서 임의로 제작한 부품을 외국에서 수입한 순정품인 것처럼 속여 납품한 혐의(사기 등)로 서울 지역 납품업체 대표 손모(46)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업체 직원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위조된 수입신고필증 등을 통해 재고품을 신품인 것처럼 속여 납품한 업체 직원 정모(44)씨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기소했으며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납품대금을 횡령하고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업체 직원 신모(39)씨 등 2명도 구속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납품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업자로부터 2000만원을 받아 챙긴 전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장 A씨와 1100만원을 받은 전 차량기술단 차장 B씨도 구속기소됐다.
KTX 부품 납품업자들은 수입신고필증을 위·변조해 재고품을 신품으로 가장하거나 납품이 금지된 재고품을 납품하는가 하면 국내산 부품을 외국산 순정품으로 가장해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하게 납품된 부품의 종류는 체크밸브, 기관사 제동밸브패널 등 총 29개 품목 1만7521개에 달하고 부당하게 챙긴 금액도 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정 부품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지용철용으로도 납품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부정하게 납품된 부품들이 주로 KTX의 제동장치를 구성하는 것으로 재고품의 경우 KTX 안전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부품의 교체주기를 단축시켜 전반적인 운영비용을 상승시킨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KTX 특성상 총 3만5000여 품목, 약 200만개의 부품이 사용돼 이번 납품비리로 인해 부정 부품이 사용됐더라도 나머지 제동장치가 여러단계에 걸쳐 작동할 수 있어 안전하게 정차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