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바울과 그의 신학을 재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울의 새 관점학파'(School of the New Perspective on Paul)에 대한 비판적인 논문들이 발표됐다.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윤)은 14일 오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44회 학술원 공개세미나'를 개최하고 이를 집중 논의했다.
중세 종교개혁자들이 성경에서 발견한 가장 중요한 교리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이신칭의' 교리이다. 그러나 '바울의 새 관점학파' 신학자들은 종교개혁자들의 전통적인 바울해석에 대한 새로운 반응을 요구하고 있다. 1세기 유대교는 율법 종교가 아니라 은혜의 종교였음을 근본 전제로, 바울이 율법적 유대문화에 대적했다는, 즉 행위 구원을 적대시 했다는 종교개혁자들의 주장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장신대 김철홍 박사(신약학)는 "바울신학의 새 관점 비판: 바울복음의 기원, 칭의론과 최후의 심판론을 중심으로"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옛언약과 새언약을 명확히 구분하고, 옛언약의 범주인 율법을 구원론의 범주와 연결해서 설명하는 것은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알미니안주의의 변종으로 보이는 새 관점이 성경 해석을 어지럽히는 시대에는 더욱 더 옛언약과 새언약의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새 관점의 문제점은 과연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유대인들(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이 그리스도와 맺은 언약에 의해 대체되었다(replaced)는 것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마치 옛언약이 여전히 유효한 듯, 혹은 유대교와 복음 사이에 별 차이가 없는 듯이 그 구분은 불명확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기초에서 칭의와 심판에 대한 잘못된 견해가 설득력을 얻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새 관점은 바울신학의 매우 중요한 핵심적인 사안인 칭의론, 심판론, 성화론, 율법의 기능 등과 같은 매우 중요한 영역에 걸쳐 종교개혁과 개혁주의 전통과 상당히 다른 본문 해석을 함으로서 사실상 우리가 알고 믿는 개신교 신앙의 지형을 바꾸고, 기존의 개신교를 다른 패턴의 종교로 만들려는 시도"라고 지적하고, "전통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매우 위험하고 복음의 진리를 상당부분 왜곡시키는 시도"라 했다.
김 박사는 "새 관점이 그 성격상 종교개혁 이전의 카톨릭 교리와 전통적 개신교 교리의 스팩트런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새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은 종교개혁의 전통을 부정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유사 알미니안주의와 같다"고 밝히고, "그런 점에서 새 관점은 별로 새롭지도 않은 주장으로, 개혁신앙과 알미니안주의 사이의 해묵은 논쟁의 현대판 재현"이라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철홍 박사의 발표 외에도 고신대 변종길 박사가 발제했으며, 서울신대 권혁승 박사, 횃불트리니티대 최흥식 박사가 논찬자로 나섰다. 또 세미나 전 예배 시간에는 덕수교회 손인웅 목사가 설교했고, 2부 행사에서는 '제9회 한국기독교학술상 시상식'을 통해 작곡가 박재훈 목사(한국찬송가협 대표회장)가 수상했고, 학술원 정회원 추대식이 함께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