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청춘'이라 나이는 안가르쳐줘" 라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했었다.
'맥도날드 할머니'로 유명한 권하자 할머니(73)가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애도글 글이 쇄도하고 있다.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1940년생인 권 할머니는 지난 7월12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송파새희망요양병원에서 심폐정지로 끝내 숨졌다.
이후 권 할머니는 무연고 변사자로 처리돼 화장된 뒤 경기 파주시 서울특별시립 용미리 무연고 추모의 집에 쓸쓸히 안치됐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에 따르면 권 할머니는 지난 5월29일 오후 서울역에 위치한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 앞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행려자로 구분돼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된 할머니는 이미 앓던 암이 복막에까지 퍼졌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후 송파새희망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권 할머니 사망 이후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가족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모두 해외로 이민가거나 주민등록이 유효하지 않은 상태였다. 할머니는 결국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돼 한 줌의 재로 변했다.
권 할머니의 마지막을 지켜본 송파새희망요양병원 관계자는 "권 할머니가 '맥도날드 할머니'라고 알고 있다"며 "이미 병원에 오셨을 때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도 역시 "할머니의 생전사진을 보니 '맥도날드 할머니'가 맞는 것 같다"며 "생김새나 백발 등이 상당히 흡사하다"고 밝혔다.
서울 정동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매일 밤을 지새워 '맥도날드 할머니'라는 별명이 붙은 권 할머니는 지난 2005년부터 24시간 영업을 하는 커피숍, 패스트푸드 매장 등을 오가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할머니는 지난 2010년 SBS 시사프로그램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에 소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취재 결과 할머니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한 뒤 1976년부터 1991년까지 외무부에서 일한 수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재학 당시 '메이퀸'으로 뽑힐 만큼 출중한 외모를 자랑했지만 결혼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상을 떠난 '맥도날드 할머니'의 납골 안치기간은 10년으로 10년이 지나도 가족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집단으로 매장된다.